우리나라의 경우 홈스쿨링은 아직 교육당국과 학부모 모두에게 생소하고도 이질적인 개념이다.
홈스쿨링의 장.단점을 떠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인프라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
교육당국으로부터 홈스쿨링에 필요한 교안.교보재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관련 단체나 모임도 결성돼 있지 않다.
"어떻게 학교를 안보낼 수 있느냐" 는 따가운 시선을 이겨내기도 힘들다.
척박한 풍토에도 국내 홈스쿨링 가정은 현재 1천가구쯤으로 추산된다.
물론 이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중등교사 출신인 안영호 (安永皓.42.인천시부평구) 씨는 자녀들이 '쓸데없는 과제물 홍수' 와 '영악하고 맹랑한 아이들 틈에서 기죽어 지내는 게 싫다' 는 이유로 딸 지혜 (12) 양과 아들 태근 (9) 군에게 재택교육을 시키고 있다.
지혜양은 3년째로 접어들었고, 태근군은 이제 한달째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상 입학통지서를 받은 뒤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에 안보내면 안되기 때문에 安씨는 일단 입학시킨 뒤 자퇴수속을 밟으려 했다.
그러나 이게 쉽지 않았다.
학교에서 "나중에 생각이 바뀔 때를 대비해서라도 일단 학적을 보유하라" 고 강권한데다 주위 사람들도 "아이들 장래를 망치려고 이러느냐" 며 극구 만류했기 때문이다.
학적을 갖고 있다 보니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다.
安씨는 자녀들의 장기결석이 계속되면서 학교측에서 계속 찾아오는 등 신경을 쓰는 게 민망해 지금까지 다섯차례나 이사.전학을 반복했다.
安씨는 현재 하루 3시간 가량 지혜양과 태근군을 직접 가르치는 한편 동네 도서관에서 독서교육을 시키고 인근 학원과 체육관에서 수영.피아노.그림.외국어 등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