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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부인 옷로비설] 새로 드러난 사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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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가 옷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피치로 진행되면서 실체가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우선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 부인 이형자씨가 안사돈 조복희씨를 통해 崔회장의 구속을 어느 정도 감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98년 11월 강인덕 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와 김태정 법무부장관 부인 연정희씨가 회원으로 있는 자선단체 '낮은 울타리' 에 가입하려 했으나 延씨가 "최순영 회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는데 사돈이 가입할 경우 오해받을 수 있다" 며 반대하는 바람에 가입이 좌절됐다.

崔회장이 장기간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延씨가 일반론적으로 말한 것을 전해들은 李씨가 지레 짐작, 구속되는 것으로 넘겨짚으면서 문제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

검찰도 "딱 부러지게 구속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통상적인 수준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고 설명한다.

李씨가 옷값 2천4백만원을 대납하는 문제를 남편인 崔회장과 의논, 결제하도록 허락받았다는 것도 새로 밝혀진 내용. 이 역시 구속을 우려한 결과일 수 있다.

裵씨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가 옷값을 李씨에게 대신 내도록 요청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조사가 진행됐다.

李씨는 검찰 조사에서 장관부인들과 검찰총장 부인이 라스포사에서 산 수천만원의 물건값을 결제하도록 裵씨와 鄭씨가 자신에게 전화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裵씨는 "李씨를 횃불선교센터로 찾아간 것은 사실이나 대납을 요구한 적이 없다" 며 펄쩍 뛴다.

鄭씨도 李씨와 李씨의 동생에게 전화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돈을 내라고 요구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태도가 1백80도 바뀐다.

李씨와 裵.鄭씨가 둘로 나뉘어 상반되는 진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조사 받는 사람들의 진술이 수시로 바뀌어 정신이 없을 정도" 라고 말하고 있으나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미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정희씨는 앙드레 김 등에서 의류를 사고 배정숙씨와 함께 라스포사에 들른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延씨측은 "라스포사에 간 것도 옷을 사러 가려는데 裵씨가 그곳 위치를 안다고 해 함께 간 것에 불과하다" 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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