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황욱선생 소장품 5천여점 전주박물관에 기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한국 근대 서예의 큰 맥을 이룬 석전 (石田) 황욱 (黃旭.1898~1993) 선생의 작품 4백18점을 비롯해 석전 가문이 소장해온 문화유품 5천10점이 28일 국립전주박물관 (관장 이영훈)에 기증됐다.

기증자는 석전 선생의 3남 황병근 (黃炳槿. 우리문화진흥회 이사장) 씨와 평해황씨 종손 황병무 (黃炳茂. 국방대학원 안보문제연구소장) 씨. 黃이사장은 석전의 유작 외에 서화류 3백48점, 간찰 (簡札) 류 1천2백83점, 고고미술품 및 민속품 6백39점 등을, 黃소장은 황기산 (黃箕山) 선생 초상화 등 4점을 기증했다.

특히 黃이사장이 기증한 간찰류는 송시열 (宋時烈).김집 (金集) 등 조선시대 선비들의 편지로, 당시의 역동적인 정치.사회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다.

한 집안의 문화유품이 모두 박물관에 기증되기는 유례가 없던 일로 정양모 (鄭良謨)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석전 선생 후손들의 쾌척이 문화유품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석전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적벽부 (赤壁賦) 18폭 병풍' 은 "굳이 값으로 치자면 적어도 2억원을 호가할 것" 이란 게 서예 관계자들의 귀띔. 전주박물관은 6월 21일부터 7월 18일까지 석전 선생 특별전을 열고 '석전전시실' 을 상설할 예정이다.

김국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