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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의 맨유도 호날두의 레알도 5월의 마드리드 꿈꾼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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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호 16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16일 32강 조별 리그 첫 경기를 했다. 맨유의 에브라(오른쪽)가 베식타슈의 홀로스코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유럽 최고의 축구 클럽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수많은 클럽과 선수가 죽도록 눈물 나게 싸우지만 결국 영웅의 발끝에서 우승이 결정된다.

UEFA 챔피언스리그 100배 즐기는 법

지네딘 지단(프랑스)·안드리 셉첸코(우크라이나)·스티븐 제라드(잉글랜드)·필리포 인자기(이탈리아) 등 많은 스타들이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영웅이 됐다. 또 한 명의 영웅을 꿈꾸는 세계 축구 스타들의 발끝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향하고 있다. 올 시즌 76개 팀이 참가한 챔피언스리그는 본선에 오른 32개 팀을 가려내고 16일(한국시간) 우승을 향한 레이스를 시작했다.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올 시즌에도 결승에 올라 우승컵을 안을 수 있을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카가 가세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8년 만에 통산 10번째 우승을 거둘 수 있을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양분된 유럽축구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 2009~2010 챔피언스리그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지상 최고의 클럽 대항전
챔피언스리그는 1955년 4월 프랑스 스포츠전문지 ‘레퀴프(L’Equipe)’의 가브리엘 아노 편집장의 주창으로 ‘유러피언컵’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92~93 시즌 참가 팀 규모를 늘리고 대회 운영 규정을 바꾸며 UEFA 챔피언스리그로 명칭을 변경했다. 각국 리그의 참가 규모는 UEFA가 정한 순위에 따라 결정되며 모두 76개 팀이 출전한다. 토너먼트로 예선을 치러 살아남은 16개 팀과 예선을 면제받은 16개 상위클럽이 매년 9월부터 4개 팀씩 8개조로 나눠 32강 예선 리그를 시작한다. 32강 리그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고 각 조 1, 2위 팀이 16강에 오른다. 이듬해 2월 시작되는 16강전부터 4강전까지는 조 추첨 결과에 따라 2개 팀씩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승부를 가리며, 결승전은 제3지역에서 단판 승부로 열린다.

왼쪽부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바르셀로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원년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통산 9회 우승)가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AC 밀란(이탈리아)과 리버풀(잉글랜드) 등이 각각 7회, 5회 우승으로 뒤를 쫓고 있다.

박지성의 불운은 이제 그만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뛰던 2003년 9월 18일 AS 모나코(프랑스)와 홈경기에서 챔피언스리그에 데뷔한 박지성은 지난 16일 베식타슈(터키)전을 뛰며 7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출전했다. 그동안 박지성은 38경기에서 2534분을 뛰며 3골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승·준우승·4강을 각각 한 차례씩 경험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겼다. 맨유가 우승한 2008년 5월 첼시와의 결승전에는 엔트리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5월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결승에서는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지만 맨유가 0-2로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지성은 올 시즌 ‘결승전 출전=우승’을 목표로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올 시즌엔 발렌시아· 나니와의 주전 경쟁이라는 ‘팀 내 예선’이 험난한 행로를 예고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10번째 우승 도전
2002년 5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어 레버쿠젠(독일)의 결승전. 1-1로 팽팽하던 승부는 지단(레알 마드리드)의 왼발 발리킥 한 방으로 승부가 갈렸다. 레알 마드리드의 통산 아홉 번째 우승이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지단과 피구호날두 등 갈락티코(스페인어로 은하수를 일컫는 말로 대거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정책을 말한다) 1기들의 전성기였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이후 우승과 거리가 멀어진 데다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바르셀로나에 주도권을 내줬다.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를 8000만 파운드(약 1620억원)에 맨유로부터 영입한 데다 카카를 AC 밀란에서 사들여 ‘갈락티코 2기’를 완성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사명은 8년 만의 우승컵 탈환. 호날두는 16일 스위스 취리히 레치그룬트 경기장에서 열린 취리히와의 C조 첫 경기에서 프리킥으로만 두 골을 뽑아내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는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다.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을 놓치고 싶지 않은 절실한 이유다.
 
잉글랜드 vs 스페인, 빅리그 대결
맨유·리버풀·첼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빅클럽들은 최근 3년간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 나란히 올랐다. 이를 두고 챔피언스리그가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프리미어리그에 장악당했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호날두·알론소 등 프리미어리그의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프리메라리가로 이동하며 세력이 재편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강세 속에서도 바르셀로나가 우승하며 유럽축구의 주도권이 스페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 시즌도 결국 챔피언스리그의 판도는 맨유·첼시·리버풀 등 프리미어리그팀들과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가 이끄는 스페인 무적함대의 대결로 요약된다. 하지만 이탈리아 세리에A를 대표하는 인테르 밀란 등이 양강 구도에 도전장을 던졌다. 챔피언스리그는 지난 54년간 10개국 21개 클럽만이 우승을 맛봤다.
 
라울, 최다골·최다출전 신기록 노려
라울 곤살레스(레알 마드리드)는 취리히와의 경기에서 한 골을 추가, 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을 ‘65’로 늘렸다. 라울은 95년 이후 16시즌 연속 본선에 올라 골 기록을 이어오며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을 새로 쓰고 있다. 라울에 이어 판 니스텔로이(레알 마드리드·60골), 안드리 셉첸코(디나모 키예프·56골)가 뒤를 쫓고 있다. 하지만 판 니스텔로이는 부상 중이고, 셉첸코는 빅클럽 생활을 마감해 당분간 라울의 기록을 깰 도전자는 없어 보인다. 또 126경기를 뛴 라울은 AC 밀란에서 은퇴한 파올로 말디니가 보유한 최다 출전 기록(139경기) 경신도 노리고 있다. 맨유의 라이언 긱스(125경기)도 올 시즌 결승전까지 진출한다면 말디니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한 조에 속한 바르셀로나와 인테르 밀란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맞트레이드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바르셀로나)와 사뮈엘 에토(인테르 밀란) 중 누가 친정팀을 향해 비수를 꽂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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