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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집 줄게 새집 다오' 리모델링 활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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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오래되고 낡은 건물을 다시 고쳐 새 건물로 만드는 리모델링 (Remodeling) 이 활기를 띠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분위기인데다 건축법 개정으로 이달부터 기존 건물의 용도변경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전문업체 '끌과정' 의 이경화 실장은 "올해초 만 해도 1~2건에 불과했던 리모델링 수주가 최근 한달에 4~5건에 이르는 등 증가 추세" 라고 밝혔다.

◇ 리모델링 대상 = 지은지 10년 이상돼 내부구조가 구식이 된 아파트 및 단독주택이 그 대상. 물론 3~4층 규모의 중고 상가도 현대식으로 개조하면 그만큼 재산가치가 높아진다. 특히 6m이상의 도로를 끼고 있는 곳이나 먹자골목.유흥상권.지하철 역세권이면 개보수후 활용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

◇ 비용은 = 대개 아파트의 경우 평당 80만~90만원, 단독주택은 1백만원선이면 충분하다. 물론 좋은 자재를 사용하고 개조범위가 넓어지면 돈은 더 들게 마련이다.

단열철리가 안돼있는 단독주택을 드라이비트 (외단열공법) 로 처리하면 평당 10만원이 추가된다. 법랑 등 고급자재로 외장공사를 하면 평당 30만원, 알루미늄을 쓰면 20만원 정도 든다.

관심이 높은 욕실은 자재에 따라 평당 50만~1백50만원이며 거실을 온돌 마루로 시공할 경우는 평당 15만~20만원선이다. 상가는 기본적으로 평당 1백만원 선이지만 외장공사 및 내부 마감재에 따라 차이가 크다.

◇ 투자가치 = 리모델링을 통해 주거 만족도를 높이거나 상가의 경우 상권변화에 맞춰 입점 (入店) 업종을 새로 정해 건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경기도 송탄시에 있는 낡은 3층짜리 상가를 법원경매에서 수수료를 포함 총 2억9천만원에 구입한 박은식 (38) 씨는 2층을 외국인 전용 레스토랑으로 꾸미는 등 1억4백만원을 들여 개보수 했는데 건물 구입비까지 합쳐 4억원이 든 이 건물은 최근 5억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설 정도.

보증금 6천만원, 월 4백만원짜리 건물에 세들어 유치원을 운영해온 서울 성내동의 조희숙 (45) 씨도 최근 인근에 나온 상가주택을 융자 1억7천만원을 포함해 2억7천만원에 구입한 후 8천여 만원을 들여 유치원으로 개조했다.

내집마련 뿐 아니라 새 건물 구입으로 임대료가 절약돼 5년 이내에 은행 융자금과 리모델링 비용을 충당하고도 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주의점은 = 리모델링의 장점은 적은 비용을 들여 최대 효과를 거두는데 있지만 개중에 신축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소요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사전에 잘 진단해봐야 낭패보지 않는다.

일을 진행하다 보면 당초 계획보다 공사량이 더 많아질 수 있고 일부는 구조체 붕괴 등에 따른 사고도 우려돼 설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수목건축의 서용식 사장은 "리모델링 대상 건물의 사용목적을 분명히 하고 건물의 낡은 정도와 주변 상권 등을 조사한 후 비용이 신축에 비해 최대 40%선을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또 아파트의 경우 내력벽 등 구조와 관련된 부위는 절대 손을 대서는 안된다.

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업체 선택. 디자인까지 바꿀 것인가 아니면 단순 보수공사로 끝낼 것인가를 확실히 정한 뒤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염태정 기자

[리모델링 이렇게]

이 아파트는 지은지 10년 이상된 구식 스타일. 거실과 주방이 좁고 방구조나 인테리어도 유행이 지나 현대식으로 개조가 필요한 상황. 지난해 부동산값이 크게 떨어졌을 때 급매물로 나온 서울 방이동 올림픽 아파트 40평형을 시세보다 2천만~3천만원 가량 싼 3억여원에 구입한 P씨는 절약된 집값을 리모델링하는 데 사용키로 했다.

모노륨이 깔려있던 거실 바닥을 온돌 마루로 바꾸고 베란다를 터 거실공간으로 확대했다. 식당 뒤쪽의 못쓰는 공간을 살려 식당으로 넓혔고 주방도 새롭게 꾸몄다.

투입된 공사비는 ▶목공사 5백50만원 ▶새시 3백70만원 ▶도장 2백80만원 ▶욕실 수리비 1백80만원 등 총 2천9백60만원. 구조변경을 위한 허가신청 기간까지 포함해 한달만에 현대식으로 단장, 주거 만족도는 물론 부동산 가치가 한껏 높아졌다.

이 이파트 시세는 현재 3억4천만~3억7천만원선.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오른 탓도 있지만 다른 아파트보다 리모델링에 따른 비용은 충분히 시세에 반영돼 그만큼 이익을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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