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중.고 74% 교사 비공개 채용 -부정방지위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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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체 사립 중.고교 중 절반 정도가 교원들을 채용할 때 공개채용 방식이 아닌 비공개 채용제를 채택하고 있어 기부금 납부 조건부 채용 등 부정소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자문기구인 부정방지대책위원회 (위원장 李在禎) 는 23일 보고서 (교원채용 등 인사관리의 문제점) 를 내고 96년 3월~97년 2월 교원을 신규 채용한 8백92개 사립 중.고교 중 비공개로 뽑은 학교가 전체의 47%인 4백19개교에 달했다고 밝혔다.

부정방지대책위는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교원을 채용하는 조건으로 기부금을 강요한 뒤 이를 횡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며 "기부금 액수는 서울 등 대도시가 4천만원 이상, 중소도시는 3천만원에 달한다" 고 지적했다.

부정방지대책위는 또 "최근 전남 목포의 S여실고에서 3천만원, 충남 온양의 한 학교에서 5년 경력의 교사에게 3천만원을 요구한 것이 확인된 적 있으며 지난해 사범대를 졸업하고 부산지역 사립학교에 이력서를 냈던 한 예비교사는 4천만원을 기부하라는 재단 요구에 교직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 고 공개했다.

이에 따라 부정방지대책위는 사립 중.고교의 비공개 교원채용 방식이 기부금 수수 등 부조리의 소지가 있는 만큼 공립학교처럼 사립교원의 완전 공개채용 등 제도개선을 정부에 건의했다.

또 사학법인이 합동으로 전형해 합격자를 가려낸 뒤 개별 학교가 이들 합격자 중에서 교사를 뽑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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