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창업]'맞춤식앨범' 동서사이 김수현.이연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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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이 세상에서 단 한권 뿐인 당신만의 앨범을 만들어 드립니다. " 21일 오후 서울강남구청담동 유림빌딩 702호. 두 남자는 한 가족의 사진 수백장과 설문 답변지를 들여다 보며 '맞춤식 앨범' 에 넣을 사진과 글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다.

이들이 만드는 '맞춤식 앨범' 은 앨범과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한 개인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을 만족시켜주겠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지난해 11월 출판사 '오리진' 을 창업한 김수현 (金秀泫.38).이연후 (李淵厚.37) 씨는 동서 (同壻) 사이.

광고회사 기획본부장이었던 손위 동서 金씨는 경기불황으로 광고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4월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섰다.

북한 관련 이벤트를 해보겠다며 이북5도 출신 2세 6명을 모아 회사를 차렸으나 중국 동포에게 사기를 당했다.

좌절에 빠진 金씨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준 사람은 손아래 동서 李씨. 불황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던 자신의 수입 오퍼상을 정리하고 李씨도 창업 구상에 동참했다.

이들은 한 TV 토크쇼에서 사진과 글을 곁들인 신상이야기 책을 초대손님에게 선물하는 장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5개월간의 준비에 들어갔다.

金씨는 기획을, 李씨는 영업을 맡아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곧바로 전자출판 시스템을 갖추고 만남.갈등.결혼 등 신혼부부의 개인기록을 사진과 글로 표현한 앨범식 책자를 견본으로 만들어 지난해 10월께 결혼예정자 4백여명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도 했다.

"호응도 87%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고 매년 45만쌍이 결혼하기 때문에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이들의 예상대로 '맞춤식 앨범' 은 웨딩박람회에서 호평을 받았고 가맹점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전국 곳곳의 결혼사진 스튜디오에서 가맹점 가입 문의를 해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가맹점 사업을 시작, 현재 6개 가맹점과 계약을 하고 미국 LA.뉴욕 등 10여곳과도 상담중일 정도다.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지만 지난달 손익분기점인 월 1백여권 제작을 무난히 넘어섰고 이달부터는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해 눈코 뜰새없이 바빠졌다.

웨딩에세이를 비롯해 최근에는 가족에세이.신혼여행이야기.베이비.금강산관광기 등 다섯가지 상품을 개발해 출판방법을 특허출원한 오리진은 전세계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02 - 3444 - 0766.

이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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