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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재선거 전초전…여야 장내외 집회 충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한나라당이 현정권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12일 여의도 한강둔치 야외음악당에서 열린 '김대중 정권 국정파탄 규탄대회' 라는 이름의 집회에서 한나라당은 현 정권의 성격을 '독재' 라고 못박고 앞으로 '제2민주화투쟁' 을 벌여나가기로 결의했다.

이회창 (李會昌) 총재를 비롯한 당소속 의원 80여명과 청중 (한나라당 발표 3만명, 경찰추산 1만명) 이 모인 대회장 곳곳에는 '야당말살 대중독재, 국민이 분노한다' 라는 현수막이 걸렸고 참석자들은 '독재타도' 라는 머리띠를 둘렀다.

전국 각 지구당에서 동원된 대규모 청중 사이에는 직장의료보험 조합 노조원과 전국농민단체 총연합회 회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상기된 표정으로 단상에 오른 李총재는 "고문과 도청, 계좌추적을 자행한 이 정권은 모든 면에서 후퇴하고 있다" 며 "이같은 독재화를 막는 길은 오직 국민의 힘밖에 없다" 고 강조했다.

李총재는 또 국민연금, 한.일어업협정, 정부조직법 개정안 날치기 통과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어 나선 연사들도 한결같이 현정권의 '독재' 를 문제삼는 등 대회는 뜨거운 분위기 속에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김덕룡 (金德龍) 부총재는 "현정권에 의해 민주주의는 독재로, 시장경제는 관치 (官治) 경제로 치닫고 있다" 며 "국회에서 네 번씩이나 날치기를 한 이 정권은 포장만 민주주의지 알맹이는 군사정부 이상 가는 독재정권"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부영 (李富榮) 원내총무도 "과거 독재정권의 몰락을 경고하며 민주화투쟁을 했다는 현정권이 똑같은 독재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 고 말했다.

이기택 (李基澤) 전총재권한 대행도 한 마디 거들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얼굴에 포동포동 살이 올랐는데 정권을 내놓고 내각제를 하겠느냐" 며 원색적으로 비아냥댔다.

유광종.서승욱 기자

[국민회의.자민련]

여권은 한나라당의 여의도 집회를 노동계 파업을 부추기는 무모한 행위로 규정했다.

집회자체가 6.3 서울 송파갑 재선거를 염두에 둔 '불법선거운동 발대식' 이라는 비난도 퍼부었다.

그러면서 '이회창 바람' 이 송파는 물론 또다른 재선거 지역인 인천쪽에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다.

국민회의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과 자민련 이양희 (李良熙) 대변인은 "야당의 장외집회가 성공하면 민주노총의 재파업이 확산되고 국민의 경제회생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게 될 것" 이라며 취소를 촉구했다.

특히 중앙선관위원장까지 지낸 李총재가 선관위 경고를 묵살하고 집회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6.3재선거에서 과열.혼탁양상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공명선거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있다.

그러면서 여권 지도부는 인천 계양 - 강화갑 지구당개편대회로 대거 몰려 가 맞불을 놓았다.

◇ 계양 - 강화갑 개편대회 = 국민회의 김영배 (金令培) 총재권한대행을 비롯, 정균환 총장과 손세일 (孫世一) 원내총무, 이만섭 (李萬燮) 고문.이인제 (李仁濟) 당무위원과 자민련에서 박태준 (朴泰俊) 총재, 이양희 대변인, 김희완 (金熙完) 송파갑 지구당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鄭총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젊고 참신한 후보를 중심으로 합심.협력해 나라를 다시 세우는 일에 전진해 달라" 고 당부했다.

김영배 대행은 "지금 여의도에서는 한나라당에 의해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다" 며 "집회를 중단할 것을 경고한다" 고 목청을 높였다.

송영길 (宋永吉) 지구당위원장도 "이번 선거는 새로운 민주정치로 가느냐, 구시대로 환원하느냐 하는 갈림길" 이라며 "젊고 깨끗한 정치를 실현하겠다" 고 다짐했다.

전영기 기자, 인천 =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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