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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政協 리루이환 주석 9일 방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중국 '목수 (木手) 의 신' 이 한국을 찾는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政協) 의 리루이환 (李瑞環.65) 주석이 바로 그다. 한국정부 초청으로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울산.포항.경주.제주 등을 방문한다.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도 만날 예정이다.

李주석은 장쩌민 (江澤民) 주석과 리펑 (李鵬) 전인대 위원장.주룽지 (朱鎔基) 총리에 이은 권력서열 4위. 서울에는 전세기로 온다. 중국외교부 아주담당 양원창 (楊文昌) 부부장 (차관) 이 수행한다.

그의 젊은 시절 애칭은 '청년 루반 (魯班)'. 루반은 옛 노 (魯) 나라때의 명공 (名工) 으로 후대엔 목공의 신으로 불렸다. 그는 34년 9월 톈진 (天津) 시 바오디 (寶抵) 현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마을에서 목공으로 이름이 난 형으로부터 목공일을 배웠다.

17세가 되던 51년 베이징 (北京) 으로 올라와 베이징 제3건축공사 목수로 취직했다. 여기서 그는 뛰어난 재주와 성실성을 인정받아 58년 베이징 10대 건축물의 하나인 인민대회당 건설 청년돌격대 대장에 임명됐다.

그는 '목공간이계산법' 이라는 신기술을 개발, 작업속도를 배 이상으로 빠르게 진척시켰다. 그를 모델로 한 영화도 만들어졌다. 59년 노동영웅의 칭호를 받았지만 그도 문혁 (文革)에는 어쩔 수 없었다. 빗발치는 매질로 세번이나 까무러쳤다고 그는 말한다.

문혁 후인 77년 마오쩌둥 (毛澤東) 기념관 공사를 맡아 성공시키며 그는 화려하게 재기했다. 81년 고향인 톈진시 시장 겸 당 서기로 올라서면서 정치인생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탕산 (唐山) 대지진 여파로 막사에서 살던 10만 주민들의 아파트를 짓고 식수와 전기문제를 해결했다. 87년에는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됐다.

그의 학력은 초등학교 4년 중퇴와 당국의 배려로 비정규대학인 베이징건축공정학원을 졸업한 게 전부다.친화력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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