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 발행인 김민숙씨, '안티 미스코리아대회' 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신체를 부위별로 나눠 채점을 하다니 여자가 무슨 푸줏간 고기입니까. 현재의 미스코리아 대회는 여성들에게 상당히 모욕적인 것입니다. " 페미니스트 잡지 '이프 (if)' 가 매우 이례적인 행사를 갖는다.

기존의 미스코리아 대회를 패러디한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 를 오는 15일 (오후 5시 문화일보 홀) 개최하는 것. '이프' 발행인이자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 추진위원장인 김민숙 (金玟淑.52) 씨는 "여성의 몸을 억압하지 않는 다양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 이라고 행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에는 10세부터 89세까지의 여성들과 장애인 여성 등 총 30여명이 출전한다.

여성은 전 생애에 걸쳐 그 나이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 한국 여한의사협회 고은광순 부회장, 일본군 강제 위안부 여성 쉼터 '나눔의 집' 의 김순덕 할머니도 안티 미스코리아에 도전한다.

출전자들은 기존 미스코리아 대회를 패러디하거나 조롱 (?) 하는 노래.악기연주.퍼포먼스.연기 등을 펼친다.

심사위원은 여성문화예술기획 이혜경 대표, 연세대 사회학과 조한혜정 교수,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불 씨 등이 맡는다.

심사기준도 기존 미스코리아 대회와는 다르다. 공연내용과 함께 후보의 주체성, 현재 종사하고 있는 일의 시대적 유의미성 등이 주요 심사 항목.

"결국 몇몇 기업의 홍보 도구로 귀결되는 미스코리아 대회를 위해 전국의 관청이 국민의 혈세를 지불하고 공영방송이 수시간 전파를 사용하는 것은 잘못" 이라는 것이 김씨의 신념.

"미스코리아 대회를 열어도 좋다. 그러나 한 쪽에서 조용히 하라" 는 것이 김씨를 포함한 페미니즘 진영의 궁극적 요구다.

이경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