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신무기 '슬로커브' 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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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달 29일 벌어졌던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등판에서 박찬호는 '신대륙' 을 발견했다. 신대륙은 바로 슬로커브였다.

이날 경기에서 초반 부진하던 박은 3회부터 슬로커브를 구사하면서 빠른 볼이 위력을 더해 시즌 2승째를 올렸다.

4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경기에서 박은 슬로커브의 비중을 높였다. 이날 박의 강속구 최고구속은 시속 1백55㎞까지 나왔다. 이 빠른 볼은 카운트를 잡는데 주로 사용됐다.

타자들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박이 사용한 결정구는 바로 1백17㎞짜리 슬로커브였다.

박은 특히 힘이 떨어지기 시작한 6회와 7회 오히려 직구 (16개) 보다 커브 (22개) 를 더 많이 던졌다.

특히 6회 무사 1, 2루의 위기에서는 4, 5, 6번 타자를 모두 슬로커브로 삼진으로 잡아냈다.

박은 지난해까지 완만한 낙차보다 순간의 꺾임이 날카로운 파워커브를 주로 사용했다. 파워커브의 스피드는 1백30㎞ 정도다.

그러나 이 파워커브가 각이 밋밋하게 높게 제구될 경우에는 장타를 허용해왔다.

박이 타자의 어깨높이에서 무릎아래로 떨어지는 낙차 큰 슬로커브를 자주 던지면서 빠른 공의 위력을 배가시키는 상승효과를 불러왔다.

슬로커브는 가운데 손가락으로 실밥을 강하게 채주면서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던진다. 이날 박의 오른손 가운데손가락에 물집이 생긴 것도 슬로커브를 많이 던졌기 때문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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