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하우리' 권석철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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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CIH바이러스 대란 (大亂) 은 막을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네요…. " 백신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인 '하우리' 권석철 (權錫哲.29) 사장은 CIH바이러스로 인해 특히 한국이 큰 피해를 입은데 대해 " (전문가로서) 자존심이 상한다" 며 못내 아쉬워 했다.

權사장은 이미 지난해 말 CIH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백신 '바이로봇' 을 개발, 인터넷 (http://www.hauri.co.kr) 을 통해 무료 배포한 인물. 안철수의 뒤를 이을 컴퓨터바이러스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CIH바이러스의 창궐을 계기로 관련 업계에서의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CIH바이러스는 보통 기술로는 감지할 수 없는 고도의 기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이런 바이러스를 만들어 유포시킬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한국에서는 특히 전자우편을 사용하는 계층의 피해가 컸는데, 방심이 최대 원인이었습니다. "

權사장이 백신 연구에 뛰어들게 된 것은 그 자신이 바이러스 피해자였기 때문. 10년전 인하공전 1학년때 PC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중요한 파일을 몽땅 날린 것.

졸업후 한국전산원.한국정보보호센터에서 바이러스 백신만 연구하다가 지난해 3월 '하늘 아래 우리' 란 모토를 내걸고 회사 (하우리) 를 차렸다. 윈도에서 직접 치료할 수 있어 다른 백신보다 사용이 쉽다는 바이로봇을 개발했다.

현재 직원은 13명 뿐이지만 최근 보안전문업체인 에스원과 손잡고 전문업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CIH바이러스 변종이 계속 나온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2버전이지만 매월 26일과 6월26일 활동하는 게 있고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것 (1.5.리믹스 버전) 도 있습니다. "

權사장은 "하지만 질병이 있으면 약 (藥) 도 나오듯이 이들에 대한 백신도 계속 개발해 나갈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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