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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에 숨겨진 생명의 신비-EBS 특집다큐 '동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지난 2월 논란을 빚었던 붉은 박쥐 (일명 황금박쥐) .멸종위기 동물 1호로 분류된 황금박쥐의 집단서식처를 첫 발견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일부 전문가들은 잠자는 박쥐에 플래쉬를 들이대면 박쥐가 결국 죽게된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제작자인 한국생태계연구협회는 "당시 보도된 곳과 다른 지역에 박쥐들이 잘 살아있다" 고 확인했다.

28일 밤10시40분 EBS 특집다큐 '동면, 생존의 비밀' 을 통해 황금박쥐의 모습이 공개된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황금박쥐 자태를 감상한다고 기대하면 안된다. 다큐의 초점이 동물들의 겨울잠에 맞춰졌기 때문. 물론 박쥐들은 많이 나온다.

10월말 겨울잠에 들어가 4월초 잠에서 깨어나기까지 5개월 동안 일어나는 변화를 추적했다. 관박쥐.긴날개박쥐.집박쥐 등등. 박쥐가 동굴을 좋아하는 것은 겨울을 나기에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갖춰졌기 때문. 심장박동수.호흡수.체온 등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최소한의 에너지로 생체대사를 꾸려가는 박쥐들의 생존투쟁이 그려진다.

프로그램 마지막 부분에선 놀라운 화면도 나온다. 전자현미경을 5천배 정도 확대해 박쥐 암컷의 자궁에 살아있는 정자들이 소개된다. 가을에 교미를 마친 암컷이 자궁 속 정자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다 이듬해 봄철 배란하며 수정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동면 중인 박쥐의 체내에선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 어미 박쥐의 모성애가 인상적이다.

이밖에도 뱀.개구리.자라.다람쥐 등의 독특한 겨울나기 방법이 방영된다. 특수 카메라를 사용해 땅 속 좁은 굴에 숨어있는 다람쥐의 모습도 포착했다.

최근 환경보호 논란이 일고있는 동강의 맑은 강바닥 바위틈에 사는 산개구리도 나온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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