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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데뷔곡으로 빌보드 정상오른 스피어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다우존스 주가지수 1만의 호황을 구가하고있는 미국인들에겐 버블검 (풍선껌) 같은 노래가 필요한 모양. '베이비 원 모어 타임' 으로 정상에 오른 브리트니 스피어스 (17) 는 이 버블팝의 선두주자다.

소녀와 여인이 공존하는, 귀엽고도 섹시한 음색의 이 노래는 발매 첫주 싱글과 앨범이 한꺼번에 빌보드 정상에 올라 3백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스파이스 걸스.백스트리트 보이스.핸슨.N싱크 등 팝계의 10대 바람을 잇는 스피어스를 일본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미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열일곱 소녀였지만 인터뷰를 시작하자 그녀의 푸른 눈은 금방 빛이 났다.

"음반사 오디션 전날 하느님께 기도하고 시험장에 갔어요. 심사위원들 눈이 너무나 무서웠어요. 마구 떨렸지만 평소 자신있는 '오픈 암스' 를 불렀지요. (이 대목에서 그녀는 애드립으로 '오픈 암스' 를 불러주었다. 귀여웠다.

) 그리곤 춤솜씨를 보이려는데 위원들이 '됐다' 고 하더군요. 무슨 뜻인 줄 몰라 갑갑해 혼났어요. " 결과는 합격이었고 1년도 안돼 스피어스는 지구 '꼭대기' 에 섰다.

두살 때 헤어드라이어 소리에 맞춰 노래부르기 시작한 그녀는 5세때 유치원에서 '이 아이가 누군가' 란 곡으로 데뷔 (?) 하면서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 타고난 야심에, 백스트리트 보이스.N싱크 등 10대 우상들을 양산해낸 프로듀서 맥스 마틴이 음색조정.샘플링 등 조미료를 듬뿍 쳐 스타로 제조했다.

스피어스의 노래가 감성적이면서도 상업적 호소력이 큰 이유는 바로 마틴의 솜씨때문. 흑인음악에 영향받아 노래 맛이 두껍고 강한 것도 특징이다.

머라이어 캐리의 '오픈 암스' 로 스타덤 발판에 오른 것부터 그러하다. (이 곡은 백인 록밴드 저니의 81년 록발라드로 단아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백미다. 캐리가 92년 리듬 앤드 블루스로 리메이크했다) 그녀는 캐리 외에 브랜디.모니카 같은 10대 R&B 스타들과 휘트니 휴스턴을 좋아했고 또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래선지 그녀의 노래는 어딘지 흑백 혼혈 소녀가 부르는 느낌이 난다.

하지만 그녀는 미국의 깊숙한 내륙인 루이지애나 출신의 백인소녀. 그녀의 꿈은 마돈나같은 빅스타가 되는 것이다.

"난 댄스팝 가수고 댄스팝 하면 마돈나 아닌가요. 그녀의 탁월한 비즈니스 능력을 존경해요…. 하지만 노래까지 비슷하게 하겠다는 건 아녜요. 나만의 개성으로 사랑받고 싶어요. " 마돈나처럼 대성하려면 그녀의 앞길은 멀다.

10대에 뜬 가수는 '원 샷 원더 (한 곡 스타)' 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가수 자신과 대중, 양쪽 다 좋아할 음악을 하면 오래 사랑받을 거라 생각해요. 어느 한쪽에라도 불만족스러우면 곧바로 외면받겠죠. " 인터뷰 도중 테이블에 올려진 신문엔 미국 덴버에서 고교생 15명이 총기 난사에 희생됐다는 비보가 주먹만한 제목으로 인쇄돼 있었다.

또래들의 어이없는 비극을 슬퍼하며, 그녀는 총성 대신 노래 소리가 가득한 미국을 기원했다. "제 노래가 아깝게 숨진 친구들에게 조그만 위안이 됐으면 해요. "

오사카 =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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