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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인 입양가족 모임 '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부모 없는 한국아이를 입양해 키운 한 미국인 주부가 미국 전역의 1천6백여가족을 모아 한국계 입양아의 미국사회 적응을 돕는 NGO 단체를 조직, 활동을 벌여 화제다.

이 단체는 지난해 4월 미국인 양부모들이 연대해 조직한 미 한국인 입양가족 모임 '칸 (KAAN:Korean American Adoptee Adoptive family Network)'.

칸의 산파역을 맡은 사람은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시의 평범한 미국인 주부 크리스티 윈스턴 (44) .한국과 입양아에 대해 아무 지식도 없던 그녀가 입양아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 인종차별, 그들의 핏줄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88년. 한국인 입양아 데이비드 (당시 6세) 와 다이애나 (여.당시 1세) 를 한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부터다.

"피부색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받던 데이비드가 '생모도 아니면서 왜 날 여기에 데려왔느냐' 며 대드는데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아이를 갖고 싶었던 제 욕심으로 애들의 고통은 생각지도 못했던거죠. " 이때부터 그녀는 입양아들의 고통을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녀는 93년부터 소식지 '한국의 친구들 (Friends of Korea)' 을 발행하며 본격적으로 미 전역에 흩어진 입양가족들의 연결작업에 나섰다.

5년간의 노력 끝에 드디어 미국 각지 1천6백여가족이 참여하는 대규모 입양가족단체 칸이 탄생했다.

그녀는 입양가족들의 '한국 배우기' 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입양가족을 위한 한국어 교실을 열기도 하고 지난해 여름엔 30여명의 입양가족을 이끌고 내한, 한국인 가정에서 2주간 생활하며 한국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그녀는 "모국으로부터 버림받은 상처로 같은 피부색의 아시아인들만 봐도 엄마 등뒤에 숨던 데이비드가 입양가족 모임에 나가면서 한국인 친구를 사귀기 시작하더군요. 딸 다이애나 (12) 도 언젠가부터 '은정' 이란 한글이름을 중간이름으로 쓰기 시작했다" 며 활짝 웃었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http://members.aol.com/ForKorea/Index.htm.주소는 KAAN, P.O.Box 5585, El Dorado Hills, CA 95762, USA.전화는 1 - 916 - 933 - 1447.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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