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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론티어] '이소라의 프로포즈' 박해선PD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가수와 청중의 거리를 최대로 좁힌 편안한 무대로 음악팬들을 TV앞으로 불러모으고 있는 KBS2 '이소라의 프로포즈' .10대 위주, 아니면 장년층 중심의 가요 프로에서 '소외된' 20~30대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프로를 연출하고 있는 박해선 PD (43) .좁은 브라운관에 라이브 음악의 생생함을 전달해온 주인공이다.

'이소라…' 이전에 그가 맡은 프로는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기쁜 우리 젊은 날' '이문세 쇼' 등. 공통점이라면 모두 라이브 무대라는 것. TV라는 딱딱한 사각 상자 안에 공연현장의 열기를 '중계' 하고 있다.

"무대 위의 땀을 보여주면 객석의 감동도 두 배로 커집니다. 객석이 감동해야 안방에도 감동이 전달되지 않겠어요. 쇼에도 인간적 냄새가 묻어나야 합니다. "

물론 그동안 형식의 변화도 꾸준히 시도했다. 92년 시작한 '노영심…' .대부분의 음악프로가 녹음테이프를 틀고 립싱크로 진행되던 시절 본격 라이브 프로를 선보였다.

'기성복' 음악이 아닌 '즉석구이' 음악을 도입한 것이다. '이문세 쇼' 에선 1백쌍의 연인과 함께 했다. 스튜디오가 없어 떠돌아다니던 '노영심…' 대신 안정된 공간을 확보한 것. PC통신으로 초대권을 접수하며 관객과 대화를 시도한 첫 사례로 인정된다.

그리고 '이소라…'. 방청객을 8백명으로 늘리고 라이브 공연의 대표적 프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역시 최대 장점은 느리면서도 서정적 분위기에 출연자들의 실수까지 수용하며 관객과 하나가 되는 분위기다.

"가수들이 참으로 소중한 것 같아요. 매니저 시스템으로 생산되는 가수 말고 정말 노래가 좋아서 하는 가수 말입니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맞설 사람도 따지고 보면 이런 사람들 아닐까요. 대중음악 자체가 문화산업으로 얼마나 소중한가 하는 점을 다시금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 박 PD는 신세대 음악에 대한 중장년층의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함께 늙어가는 노래가 필요하다는 것. 40대들이 양희은을 즐기듯 지금 10대들에게도 핑클이나 S.E.S가 소중하다는 생각이다.

홍익대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문학과 미술을 꿈꾸다 음악 PD가 된 박씨. '늑대와 삐삐꽃' 등 시집도 2권이나 발표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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