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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온 여왕] 필립공 판문점 시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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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 안동 농산물도매시장 = 하회마을 방문을 끝낸 엘리자베스 여왕은 낮 12시20분 시장에 도착해 15분 가량 인근지역 산지에서 출하된 사과의 선별 작업과 딸기.참외.토마토 등의 경매 장면을 유심히 지켜봤다.

이경락 안동부시장의 안내로 시장에 들어간 여왕은 특히 전자식이 아닌 손가락을 이용하는 수지 (手指) 식 경매방식이 신기한듯 경매진행과정을 관찰했다.

구경을 마친 여왕은 李부시장에게 농산물시장 옆에 새로 짓고 있는 채소시장을 가리키며 "무슨 건물이냐" 고 물은 뒤 "안동은 미래가 밝은 도시" 라고 말했다.

◇ 한.영 친선음악회 = 서울로 돌아온 엘리자베스 여왕은 부군 필립공과 함께 양국 국회의원을 접견한 뒤 KBS홀에서 한.영 친선음악회에 참석했다.

여왕 내외는 2층 귀빈실로 올라가 환담하며 기다리다 10여분 뒤 도착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 내외와 나란히 1시간여 관람했다.

음악회는 국립국악원 무용단과 반주단이 한국 궁중무 '가인전목단' 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KBS오케스트라의 '대관식행진곡' , 영국 성악가 레슬리 가렛의 오페라 아리아 '방금 들린 그대 음성' 등의 순서로 진행됐으며 특히 마지막 8번째 공연 순서에선 이날 73회 생일을 맞은 엘리자베스 여왕을 위해 공연 출연자들이 모두 무대에 나서 생일축하곡 '해피 버스데이 투 유' 를 합창했다.

음악회가 끝난 뒤 양국 정상 내외는 무대에 올라가 출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 필립공 = 부군 필립공은 여왕의 안동방문동안 판문점을 시찰한 뒤 인천국제공항 건설현장.현대우주항공 서산공장.아산 해군기지를 방문했다.

이에 앞서 20일 저녁 필립공이 청와대 국빈만찬에서 여왕 연설도중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영국의 대중지인 선지 (紙) 등에 크게 실려 화제. 필립공은 金대통령 바로 옆에 앉아 눈을 내리 감고 테이블에 부딪칠 만큼 위험하게 고개를 떨구고 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영국 언론들은 이 사진을 놓고 '수프에 빠진 에든버러공 (필립공의 공식 이름)' (선지) , '남편과 나' (미러지) , '아내의 연설을 듣는데 지친 남편' (익스프레스지) 등의 제목을 뽑았다.

우리측 관계자들은 "필립공이 11시간40분간의 긴 비행시간과 시차, 방한 이후 초여름같은 더위 속에 산업체.건설현장 등을 무리하게 둘러보았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필립공은 20일 오전 대우자동차 등 3곳, 오후에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가양대교 건설현장 등 3곳을 방문했으며 점심때는 한.영 재계회의에 참석해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연설했다.

이양수 기자, 안동 =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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