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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스타 요리사 램지 ‘고객 입소문이 가장 무섭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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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고든 램지의 불놀이
고든 램지 지음 노진선 옮김
해냄, 324쪽 1만3000원

영국 출신의 요리사 고든 램지는 거칠고 열정적인 인물이다. 런던·두바이·뉴욕에서 자신의 레스토랑을 열어 식당 평가서인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최고 점수인 별점 셋이나 둘을 받을 만큼 인정을 받았다.

레스토랑 개조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헬’s 키친’과 ‘키친 나이트메어’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 책에서는 그가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깨달은 실전의 지혜를 전수한다. 이와 함께 최고급 레스토랑의 뒷쪽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리얼리티 드라마처럼 소개된다.

그는 ‘고든 램지 앳 로열 호스피털 로드’ 식당을 처음 차린 과정을 소개하면서 과거의 무지를 반성한다. 셰프로서의 자부심만 가득 찼을 뿐 자금과 인력 확보, 인테리어 같은 레스토랑 운영의 기본도 모른 채 창업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가 레스토랑을 하나씩 열 때마다 가장 신경 쓴 것은 셰프였다. 종업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자세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서 깊은 장소에서 개업한 ‘고든 램지 앳 클라리지스’에서는 손님을 미소로 맞고, 그들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사소한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다. 이 사소한 일로 연 60만 파운드 수준의 매출을 200만 파운드로 올렸으니 말이다. 이 간단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종업원은 일자리를 잃었다.

아울러 그의 식당에는 언제나 1인석이 있다. 그는 “1인석의 예약을 받지 않는 식당은 장사할 자격이 없다”며 특유의 독설을 퍼붓는다. 단지 음식을 맛보기 위해 혼자 와주시는 손님만큼 레스토랑 경영주나 셰프에게 더 좋은 칭찬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메뉴판을 받기까지 40분이 걸렸다’ ‘와인을 마시지 않고 물만 마시겠다고 하자 소믈리에가 손님을 무시했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곁에서 종업원들이 식탁보를 다리고 있었다’ 등등 고객의 불만을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고객의 입소문은 부머랭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이다. 두바이에서 식당을 열면서 그는 믿고 일을 맡길 직원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눈에 띄는 것은 그가 이 모든 일을 진행하면서 장인을 멘토로 모셨다는 점이다. 그가 소개하는 대부분의 교훈은 장인의 충고에 다름 아니다. 모든 일을 혼자서 결정하지 말라는 말 없는 교훈이 아닌가 싶다.

아울러, 레스토랑 개조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헬’s 키친’과 ‘키친 나이트메어’에 출연하면서 얻은 교훈도 소개한다.

“실력 있는 몽상가들을 만나게 되면 그들을 믿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실패와 성공 사례 모두에서 숱한 교훈을 찾아내는 램지 자신이 실력 있는 몽상가는 아닐까 싶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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