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룡 미스터리] '고관집 털이사건' 열쇠쥔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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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절도범 김강룡 (金江龍.32) 씨의 추가폭로로 갈수록 의문을 더하고 있는 고위 공직자 도난사건의 해결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 유종근 (柳鍾根) 전북지사 달러 사건 = 우선 金씨가 柳지사 사택에서 훔쳤다는 미화 12만달러의 실재 여부는 일단 金씨가 17일 한나라당 의원 등을 통해 훔친 돈 중 일부를 남대문시장에서 환전했다고 주장하는 데다 그가 들렀던 호텔과 단란주점 관계자들의 증언 등을 통해 달러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들에 대한 종합수사를 철저히 할 경우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金씨가 한나라당 의원 등에게 "柳지사 집에서 훔친 12만달러 가운데 7만달러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민희엄마' 에게 환전했다" 고 주장함에 따라 이 암달러상을 찾으면 金씨가 갖고 있던 달러가 柳지사 집에서 나온 것인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김성훈 (金成勳) 농림장관 집 사건 = 양측 주장이 극과 극을 달리는 이 사건의 경우 金씨는 지난 15, 17일 한나라당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서울 도곡동 金장관 집에서 운보.남농의 그림을 훔쳐 이 가운데 운보의 그림을 장물아비에게 8천만원에 팔았으며, 남농의 그림은 한 공무원에게 선물했다" 고 진술했다.

따라서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물아비' 와 '익명의 공무원' 을 찾아야 한다.

◇ 배경환 (裵京煥) 안양경찰서장 집 사건 = 봉투 58장에 든 현금 5천8백여만원을 훔쳤다는 金씨 주장의 진위 여부는 사건이 터지자 지난 15일 이사한 동거녀 宋모 (41) 씨를 찾을 경우 어렵지 않게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金씨가 "裵서장 집에서 나온 봉투 58장 가운데 22장은 경찰에 증거물로 압수됐으며 나머지 36장은 아내가 갖고 있다" 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인천.안양 = 정영진.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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