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바꾸는 김강룡…어디까지 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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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위층 절도를 폭로한 김강룡씨가 시간이 지나면서 진술을 바꾸고 있다.

金씨는 검거된 뒤 벌어진 경찰의 첫 신문에서 유종근 전북지사.김성훈 농림부장관.배경환 안양경찰서장 등에 대한 절도사실을 전혀 털어놓지 않았다.

따라서 경찰은 고위층의 피해사실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그러나 金씨는 지난달 18일 오후 법원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뒤 검경에 "내가 입을 벌리면 놀랄 일이 있다" 며 큰소리쳤다.

경찰은 '또다른 피의사실이 있을 수 있다' 는 생각에 2차 신문을 벌였다.

이때 金씨는 柳지사.金장관.裵서장 집도 털었다고 진술했다.

이처럼 처음 진술을 뒤집고 자세한 절도행각 사실을 털어놓으면서도 金씨는 柳지사 집에 12만달러의 외화뭉치가 있었다는 점은 말하지 않았다.

金씨는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지난 12일 한나라당 안양 만안지구당에 보낸 진정서에서 柳지사 집에서 12만달러를 훔쳤으며 裵서장 집에서 훔친 봉투는 선거용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폈다.

이후 한나라당 변호사들과 접견할 때는 "다른 장관 집도 털었다" 고 주장했다.

그의 거듭된 진술 번복의 동기가 뭐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를 규명하는 일은 수사를 맡은 검찰의 몫이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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