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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스톡'축제 6월에 뉴욕주서 30주년 기념공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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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그것은 완벽한 축제였고 60년대의 집약이었다. 69년 8월 뉴욕주 베델의 막스 야스거 농장에 몰려든 1백50만 젊은이들은 사흘간 함께 먹고 자며 사랑과 평화의 원시 공동체를 건설했다. 전기기타의 굉음과 약물에 취한 가수.청중들은 입을 모아 '평화에게 기회를' '필요한 건 사랑뿐' 을 외쳐댔다.

우드스톡은 60년대 만개한 록음악 산업을 등에 업은 상업적 기획으로 출발했으나 통제불능 수준으로 몰려든 젊은이들은 우드스톡을 기성세대에 저항하며 자신들의 세대의식을 공유하는 집단제의로 탈바꿈시켰다.

'카운터컬처 (반.저항문화)' 의 대명사가 된 우드스톡이 탄생30년을 기념하는 한판 마당을 마련한다. 6월23일부터 3일간 뉴욕주의 소도시 롬에서 열리는 우드스톡99.탄생 25년을 기념해 5년전 역시 뉴욕주 소거티에서 열렸던 우드스톡 94에 이어 세번째 행사다.

최소한 25만명이 몰려들 것으로 전망되는 우드스톡99에는 30년전 우드스톡에 섰던 존 퍼거티를 필두로 45팀에 달하는 가수들이 출연한다.

특히 90년대를 빛내온 미국 팝스타들이 대거 출동, 선배들의 뜻을 새김질한다. 하드코어의 기수 콘, 미국록의 상징 에어로 스미스. 스래쉬메탈의 제왕 메탈리카, 90년대 DJ음악을 대변하는 소리의 잡동사니 '팻 보이 슬림' , 비판적 록그룹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등이 그들. 또 90년대를 여성천하로 만든 세릴 크로.앨라니스 모리셋.주얼 등. 메탈계 악동그룹 건즈 앤 로지스도 교섭이 한창이다.

영국밴드로는 케미컬 브라더스와 부시가 가세한다. 폭력과 섹스로 점철된 하드코어 힙합의 정점 DMX와 아이스 큐브 등이 라인업에 올라 힙합시대임을 실감케한다.

공연기획자 존 셔는 "힙합은 이번 우드스톡의 핵심" 이라고 단언한다. 백인들의 록이 주류였던 30년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우드스톡은 시대정신만큼 상업성도 강해 그 조화가 숙제다. 우드스톡 94는 펩시콜라 등 거대 스폰서들을 끌어들여 '장사판' 이란 비난에 시달렸다.

2백40에이커의 넓은 캠프장, 7만대를 수용하는 주차장, 병원.하수시설까지 완비하고 펼쳐지는 우드스톡 99 역시 입장료를 1백50달러 (약18만원) 로 책정해 벌써부터 상업성 논란에 시달리고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69년 당시처럼 뚜렷한 세대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블랭크 (공백) 세대' 란 점도 축제의 성격에 의문을 낳는다. 2백년 역사상 최대호황을 누리고있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진탕 놀고 지나가는 놀음판이 되지않겠느냐는 우려다.

팝컬럼니스트 임진모씨는 "이 우려를 불식시켜줄 단 한 가지는 역시 음악이다. " 고 말한다.

94년 우드스톡의 청중들 역시 뚜렷한 세대의식이 없어보였지만 그들은 무대에서 연주되는 올터너티브록 (대안 록)에 환호함으로써 최소한의 세대의식을 노출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도 록이건 힙합이건 테크노건 새로운 흐름의 음악이 세기말 젊은이들을 동일세대로 결집시켜줄 것" 이라고 예견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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