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만 한번 쓱 훑던 대학생들 석 달 가르치니 신문 제대로 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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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민병일(앞줄 오른쪽서 둘째) 교수와 대전대 국문과 학생들이 수업 중 만든 NIE 작품을 들고 있다.

“NIE는 대학생들이 사회로 진출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지식입니다.”

2006년부터 대전대에서 NIE를 강의하고 있는 민병일(46) 교수의 말이다. 민 교수가 맡고 있는 ‘신문활용교육과 논술지도’ 강의는 국어국문학과 3·4학년의 전공선택과목이다.

순수학문인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학생들에게 신문 읽는 방법을 알려 줌으로써 사회를 보는 안목을 길러 주기 위해 개설된 강좌다.

대학생은 물론 일반 성인들에게도 NIE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민 교수의 이야기를 정리해 소개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신문을 읽지 않는다. 민 교수가 강의하는 클래스의 학생들 가운데 신문을 정기적으로 읽어 온 학생은 한두 명에 불과했다.

대다수의 학생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와 화제를 훑어 보는 정도였다. 관심사도 연예·스포츠 부분에 한정돼 있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시작한 것이 신문 일기 쓰기다. 매주 한 편의 기사를 골라 스크랩하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이는 것이다. 대학생 과제치고는 부담 없어 보이지만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처음에는 어떤 기사가 중요한 것인지조차 혼란스러워하던 학생들이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신문 속에서 ‘참정보’를 골라냈다. 고급 정보가 정리된 신문을 보는 방법을 깨닫게 된 것이다.

◆NIE는 수준 높은 교양인이 되는 첫걸음=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쓸모없는 지식을 걸러내는 능력이 미래의 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각종 정보들을 기웃거리다가는 꼭 알아야 할 핵심 정보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한 채 시간만 낭비하게 될 것을 경고한 말이다. NIE를 아는 것은 사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안목을 갖춘 수준 높은 교양인이 되는 첫걸음인 셈이다.

NIE는 막연하게 신문을 읽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정보를 이해하고 중요도를 판단해 현재와 미래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현재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미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지를 아는 것이 NIE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지혜다.

 정리=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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