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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아마 챔피언 안병훈 “우즈의 카리스마 미켈슨의 쇼트게임 골고루 닮고 싶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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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이렇게 많은 분이 공항에 나오실 줄은 몰랐어요. 아직도 얼떨떨해요.”

한국오픈 개막을 앞두고 9일 천안 우정힐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마친 안병훈(가운데) 선수가 아버지 안재형씨(왼쪽), 어머니 자오즈민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천안=정제원 기자]

키 1m86㎝, 몸무게 96㎏의 이 청년은 큰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앳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10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제52회 한국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8일 오후 금의환향한 안병훈(18)이다. 9일 우정힐스골프장에서 연습 라운드를 마친 그와 인터뷰를 했다. 안재형(44·전 대한항공 탁구감독)-자오즈민(46) 커플도 안병훈의 부모 자격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일주일여 만에 한국오픈에 출전하게 된 동기부터 물어봤다.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 이시카와 료(일본), 대니 리(뉴질랜드 동포) 등 쟁쟁한 선수들이 모두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출전을 결심했지요. 학교 수업을 많이 빠지게 돼 처음엔 참가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좀처럼 만나기 힘든 젊은 선수들이 출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고쳐 먹었어요. 특히 맥길로이는 이름만 들었는데 이번에 만나게 돼 무척 기뻐요.”

얼굴엔 여드름 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또박또박 말하는 투가 무척 어른스러웠다. 아버지 안재형씨에게 아들 자랑을 해달라고 요청하자 안씨는 “병훈이는 공부도 제법 잘한다”며 아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병훈이는 학교(미국 브레덴튼 아카데미·한국의 고3에 해당)를 거르는 날이 없습니다. 지난 학기엔 학교에서 전 과목 A를 받아왔습니다. 골프도 중요하지만 공부가 우선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어요.” “무슨 과목을 가장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안병훈은 “가장 쉬운 과목은 수학이고, 어려운 건 영어와 역사”라고 대답했다. “수학은 공식만 외우면 쉽잖아요. 그런데 미국에 간 지 2년 반이나 됐는데도 영어와 역사는 어려워요. 말하는 건 이제 영어가 더 편하지만 작문이나 역사는 따라가기가 쉽지 않아요.”

체구가 무척 큰데 무슨 음식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봤다.

“우유는 절대로 안 마셔요. 채소도 싫어하는 편이지요. 대신 고기와 면 종류를 좋아해요. 김치찌개와 돼지 불고기도 잘 먹고요. 한국 음식이건 미국 음식이건 가리지 않아요.”

안병훈이 좋아하는 선수는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 우즈의 카리스마와 미켈슨의 쇼트게임을 골고루 닮고 싶다고 했다. 안병훈은 또 “시간이 날 때마다 한국의 TV프로그램을 비디오로 빌려보고, 한국 노래를 즐겨 듣는다”고 했다.

“비디오를 빌려다 ‘1박2일’과 ‘무한도전’을 빼놓지 않고 봐요. 좋아하는 가수요? 글쎄, 너무 많은데…. 카라, MC몽, 2NE1 등 다 좋아해요. ”

인터뷰 말미에 어머니 자오즈민이 중국어로 말을 건넸다. 그러자 안병훈은 한국말로 대답을 했다.

자오즈민은 “병훈이는 한국말과 영어는 완벽하게 구사하고, 중국어도 제법 잘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병훈이가 미국에 간 지 2년 반 만에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2개 국어를 쓴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너무나 떨려 아들의 경기 모습을 직접 보지 않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아버지 안씨는 “병훈이가 천재는 아니다. 타고난 운동 소질 절반에, 후천적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노력만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세계적인 골퍼가 될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안=정제원 기자

◆안병훈은

-생년월일:1991년 9월 17일(18세)

-체격조건:1m86㎝, 96㎏

-발사이즈: 295mm

-골프입문: 6세 때

- 장기: 드라이브 샷(평균 드라이브 거리 300야드)

- 장타기록(공식대회): 374야드(2009년 애리조나 대회)

- 별명:빅 벤(Big Ben, 체구가 크다고 해서 미국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

- 가족관계: 아버지 안재형(44)-어머니 자오즈민(46) 사이 외아들

- 출신학교: 성내초등-성남 백현중-미국 플로리다주 브레덴튼 아카데미-버클리 캘리포니아 주립대 진학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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