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금강산서 왔수다’ 열목어 천국, 두타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글=박상언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두타연으로 모여드는 수입천. 물이 내금강에서 발원해 한반도 모양으로 흘러든다.

분단 여행 중에서도 강원도 양구의 DMZ 지역은 각별했다. 워낙 오지인 탓에 사람의 발길이 끊겼지만, 그 덕에 자연이 그저 제 모습대로 뒤엉켜 있었다. 이곳에 최근 관광지로 개방된 곳이 ‘두타연’이다. 농구장만 한 크기의 연못. 이 연못은 내금강에서 흘러내린 물이 폭포로 쏟아져 만든 곳이다. 연못의 이름은 1000여 년 전 부근에 두타사라는 절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 했다. 하지만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쪽으로 약 4㎞ 안에 있는 이곳엔 지금 인적이 없다. 병풍처럼 반원형으로 에두른 20m 높이의 바위 한 가운데 빼곡히 문을 열어놓은 듯 벌어진 틈 사이로 10m 높이의 폭포수가 보이고, 그 모습보다 앞서 우렁찬 굉음이 들린다. 그 아래 펼쳐진 두타연은 깊이가 열 길 정도 되고, 물빛이 푸른빛도 모자라 짙은 비췻빛이다. 그 속에는 열목어가 떼를 지어 살고 있다. 국내 최대의 열목어 서식지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마라.”

이곳에선 이 말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길이 아닌 곳은 지뢰밭이기 때문이다. 2006년 민간에 개방된 이후 두타연 주변 탐방로를 제외하곤 온통 철조망으로 가려져 있다. 철조망엔 ‘지뢰’라는 글씨가 선명한 철판이 곳곳에 붙어 있다. 지뢰가 어디 숨겨져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봄철, 밭에 씨 뿌리듯 헬기로 하늘에서 흩뿌렸기 때문이다. 계곡에 발을 담그는 것도 금물이다. 홍수로 떠내려온 지뢰가 자갈 아래 숨어 있을 수 있어서다. 다만 그 맑은 물빛을 보며, 숨을 크게 쉬며 내금강의 정기를 받아 보자. 이곳에서 금강산 장안사까지 20㎞ 남짓이다.

지뢰 제거작업을 한 탐방로만 유일하게 안전하다. 5월에야 완성된 탐방로는 단순하다. 두타연 주위 계곡을 따라 한 바퀴 돌면 끝이다. 길이는 약 2㎞. 그래도 방향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두타연의 모습이 예까지 온 보람을 느끼게 한다.

두타연에 가려면=양구군청 경제관광과(033-480-2278)에 3일 전 신청해야 한다. 민간인 출입통제선을 통과하기 때문에 관할 군부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출입 당일에는 오전 9시까지 양구보건소 옆 양구군 관광안내소를 방문해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면 된다. 9시30분 하루 1회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는데, 출입은 자기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도 있다.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신분증 꼭 챙기세요, DMZ 관광 팁

비무장지대(DMZ) 여행은 단순하다. 민간인 출입통제선을 지나 휴전선 남방한계선까지 접근해 전망대에서 북녘 땅을 보고, 주변을 돌아보는 정도다.

서부지역 판문점을 중심으로 도라산역·도라산전망대·제3땅굴 등이 있는 파주시가 중심이다. 서울에서 가까워 하루 나들이 코스다. 파주시 민북관광팀(www.tour.paju.go.kr)이 운영하는 ‘DMZ안보관광’ 프로그램이 인기. 임진각관광지에서 신청하면 셔틀버스로 관광할 수 있다. 031-940-8342.

중부지역 제2땅굴·철의삼각전망대·노동당사 등이 있는 강원도 철원군(tour.cwg.go.kr)이 중심지역이다. 안보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탄강관광사업소에서 당일 신청하면 되는데, 매주 화요일은 쉰다. 입장료 2000원. 033-450-5558.

동부지역 통일전망대와 최근 개장한 DMZ박물관 등이 있는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진행된다. 고성군은 통일전망대(3000원)·DMZ박물관(2000원) 등을 개별 방문하는 외에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 이 밖에 일부 여행사에서는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판문점·서부지역 비무장지대 등으로 떠나는 상품을 판매한다.

주의사항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고, 탐방로로만 다녀야 한다. 술을 가져갈 수 없고, 야생동물을 잡거나 산나물을 캐면 안 된다. 강원도 양구군 두타연만 3일 전 신청해야 하고, 나머지 지역은 당일 출입이 가능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