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용車 판매 늘자 신모델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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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개인사업가 崔승식 (42) 씨는 최근 중형 승용차를 처분하고 9인승 밴을 샀다. 손님을 만날 때나 공식석상에 밴을 타고 가는 게 쑥스러워 그동안 승용차를 고집했으나 친구 권유에 따라 결정을 내린 것.

崔씨는 "연료비가 절반밖에 안드는데다 웬만한 물량은 직접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도 있어 주말이나 명절때 여러모로 유리하다" 며 만족해 했다.

국내에도 RV (다목적 레저용 차량) 시대가 열리고 있다. 체면보다 경제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자동차를 찾는 고객이 급증하고 있으며, 자동차 메이커들도 잇따라 새 모델을 내놓는 등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자동차 3사가 올해 계획하고 있는 RV 신차 및 개량차종은 11종. 올해 새로 나올 국산차 모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RV란 지프형.다목적차량.밴 등을 통칭하며, 출퇴근뿐 아니라 레저.업무용으로 겸용하기 편한 차를 말한다. 가장 적극성을 보이는 곳은 기아자동차. 기아는 지난달 수출용 사양을 대폭 채택한 신형 '스포티지' 와 '레토나' 를 내놓은데 이어 5월에는 LPG형 카니발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4월에는 현대정공 싼타모의 후속모델인 6~7인승 '카스타' 판매를 대행하고, 6월에는 카니발 모델을 축소.변형한 소형 미니밴 '카렌스' 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밖에도 지붕개폐형 스포티지 등을 준비중이다.

기아는 최근 서울 서초동에 국내 최초의 'RV전문매장' 을 열기도 했다. 기아 관계자는 "전체 내수판매 중 RV 비중을 올해 40%, 내년에는 50%까지 높일 계획" 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7월 승용차 감각의 7인승 미니밴 'FO (개발명)' 를 출시하고 9월에는 갤로퍼 후속 모델로 내장을 고급화한 'QA5' , 11월에는 지프형 'SM' 을 잇따라 내놓는다는 전략이다.

대우 역시 8월 중 무쏘의 몸체를 늘린 '무쏘롱바디' 를 출시하는 한편 12월에는 독자개발한 1500 - 2000㏄급 미니밴 'U - 100' 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가 이렇게 적극 나서는 것은 지난해부터 이들 제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 97년 2만여대에 불과했던 판매가 지난해 5만대 선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10만대, 내년에는 17만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런 차들은 디젤.LPG를 사용하기 때문에 승용차에 비해 연료비 등 관리비가 싸고 구입.등록.보유단계에서 각종 세금혜택이 주어진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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