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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섬' 제주 홍콩처럼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정부가 제주도를 국제 자유도시로 육성하려는 것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고 입지 여건이 동북아시아 관문에 위치해 있는 등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 일본 - 홍콩 - 중국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물류 벨트의 중심에 위치해 국제교역 중심지로 발돋움시킬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제 자유도시 개발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관광 . 휴양 .쇼핑. 금융. 문화교류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추진 배경 = 홍콩이 중국으로 귀속된 뒤 국제 자유도시로서 기능이 쇠퇴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이 지역 경제권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90년부터 상하이 (上海) 푸둥 (浦東) 지구를 국제무역.금융중심지로 조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라부안지역을 국제 투자자유지역으로, 싱가포르는 다국적기업의 총괄본부를 대거 유치하는 활동을 벌이는 등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제주도 개발 발표도 이같은 주도권 선점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21세기 개방화.국제화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외자를 유치하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제주도가 환동해.환황해권 교류의 중심지라는 지정학적 이점을 가지고 있어 홍콩이나 마카오를 대체할 최적의 입지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제주도는 공항.항만.도로.통신 등 기반시설이 두루 잘 돼 있어 대규모 선행투자 없이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전망 및 과제 = 무관세. 무비자 등 국제 자유도시로서 명성을 떨치기 위해서는 관세법. 외환관리법. 출입국관리법 등 10여개에 달하는 관련 개별법을 고쳐야 해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개발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제주도 개발 특별법' 으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에만 특별법을 적용할 경우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우려도 있어 이 또한 쉽지 않은 문제다.

재원 조달 문제도 어려운 과제다.

항만.공항시설을 확충하려면 수조원에 달하는 재원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대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개발기간 중 총 1백5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할 수 있고, 개발 이후에는 관광.쇼핑 등에 따라 연간 35억달러의 수입과 25만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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