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투표율 36%에 담긴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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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30 재.보선의 투표율은 예상대로 극히 낮았다 (3개지역 평균 36.2%) . 구로을만 40%를 간신히 넘었을 뿐 시흥.안양은 30%대에서 허덕였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6.4지방선거 (47.0%) 보다 낮은 것임은 물론 투표율이 아주 떨어졌던 지난해 7.21 재.보선 (40.1%) 보다 5%가량 낮은 수치다.

투표율의 저조 이유를 놓고 선거 전문가들은 유권자를 붙들 수 있는 쟁점을 제대로 내놓지 못했기 때문으로 일단 분석한다.

이와 함께 안양.시흥 유권자들의 직장이 대부분 서울쪽이어서 투표가능 시간대가 출근전인 오전 6~8시 정도인 투표장을 찾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선거법.근로기준법에 '투표를 위한 직장인의 직장이탈' 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정치에 대한 불신.혐오가 투표율 하락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정치권에선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구태의연한 불법.타락 양상이 거꾸로 유권자들의 외면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한편 50%도 안되는 투표율 속에 당선된 사람이 진정한 대표성을 갖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그래서 이번 선거결과를 놓고 '경제회생의 뒷받침' (여권) 이니, '선전' (야당) 이니 하는 의미를 제대로 부여하기가 어색할 정도다.

이에 따라 재.보선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여론의 공감대를 넓혔다는 점이 역설적인 소득이라 할 수 있다.

구로을의 한광옥 후보 (53.0%) 는 39.0%를 얻은 조은희 후보를 여유있게 눌렀다.

韓후보는 지명도에서 크게 앞선데다 호남.충청이 고향인 유권자들을 투표장에 끌어모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구로을과 시흥은 호남.충청출신이 유권자의 50%가 넘는다.

시흥과 안양 선거전에서 인물론이 승패를 갈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시흥의 김의재 후보 (52.7%) 와 안양의 신중대 후보 (55.1%) 는 행정가 경험을 지역개발론과 묶어 유권자에게 접근한 게 승인이었다고 자민련과 한나라당측은 각각 해석했다.

패배한 3선 출신의 장경우 (한나라당) 후보와 안양지역에서만 세차례 출마한 이준형 (국민회의) 후보는 구 (舊) 정치인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한 게 패인으로 풀이되며 앞으로 각 정당의 공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영기.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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