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포매립지 용도바꿔 2000년 일반에 매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논란을 빚어온 동아건설의 김포매립지 3백72만평을 정부가 사들여 상당부분을 농지 아닌 다른 용도로 바꿔 일반에 매각하는 쪽으로 결론났다.

정부투자기관인 농어촌진흥공사가 6천3백억~6천4백억원에 사들인 뒤 토지공사와 함께 연구기관에 용역을 줘 2000년 6월까지 토지이용계획을 만들고 2000년 하반기부터 2001년 상반기 안에 일반에 매각할 계획이다.

박창정 (朴昌正) 농림부 차관보는 25일 "기업.금융 구조조정 차원에서 관계부처와 협의를 벌여 농지매입이 가능한 유일한 정부투자기관인 농어촌진흥공사가 사들이도록 했다" 며 "매입 뒤 경제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해 일반에 분양하겠다" 고 발표했다.

이는 농지 이외 다른 용도로 변경할 수 없다는 농림부의 기존 입장과 다른 것으로, 주택.상업용지로 개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농림부는 98년 1월 1일자 공시지가에서 매입시점까지의 지가하락률을 감안하고 토지공사의 기업부동산 매입 때의 평균 할인매입률 (76.79%) 을 적용해 매입가격을 98년 공시지가의 66% 수준인 6천3백억~6천4백억원으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아건설은 당초 정부에 1조2천1백억원 (납부세액 포함) 을 요구했었다.

농림부는 농진공에서 2천5백억원의 채권을 발행하고 나머지는 서울은행 등 동아건설의 채권금융기관에서 연 9.5~9.75%의 금리로 장기 차입해 재원을 충당하며, 오는 5월말 채권금융기관과 매입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토지이용계획 변경 = 매립지 주변에선 인천국제공항과 신공항고속도로.경인운하.인천공단 및 아파트단지 등 대규모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농림부는 이곳을 최대한 농지로 보전한다는 의지를 강조하지만, 매입대금을 회수하려면 상당부분 용도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매립지라서 공장용지로는 부적합한 곳이 많기 때문에 현재 10% (37만평) 인 잡종지를 중심으로 상당부분 상업용지나 주거용지로 전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밝혔다.

◇ 문제점 = 농림부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료에서 동아건설이 김포매립지에 투자한 사업비가 8백27억원이며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계산해도 2천2백52억원 (98년 기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서울은행의 원활한 매각 등을 위해 정부가 매입한다는 방침이 정해진 뒤 농림부 설명이 바뀌었다. 83~89년중 동아건설이 투자한 사업비와 세금 (2천6백6억원) 을 99년 가격으로 환산 (연리 12%로 복리계산, 사업비 3천2백70억원+세금 3천4백94억원) 하면 6천7백64억원에 이른다는 새로운 계산서를 뽑아냈다.

더구나 준공 이후에도 농사를 짓지않는 등 목적대로 쓰지 않은 땅을 매입하면서 세금까지 계산해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 동아건설측 반응 = 기업구조조정 차원에서 요청한 인천매립지의 정부기관 매입이 이뤄진 것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지만 공시지가 9천6백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6천억원대로 결정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번 매각대금은 전액 차입금 상환에 사용되는데 이에 따라 동아건설의 차입금은 2월말 현재 3조6천억원에서 2조9천억원대로 축소돼 연간 약 7백억~8백억원의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양재찬.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