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대백화점 품질연구소 김현숙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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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꼭 저희 매장에서 산 게 아니더라도 의심난다 싶으면 연락해 주세요. " 현대백화점 품질연구소의 김현숙 (金賢淑.35.여) 소장은 현대백화점 각 점의 지하1층에 마련된 식품업소 사람들에겐 '암행어사' 로 통한다.

자그마한 키의 그녀가 한번 '떴다' 하면 손 씻으랴, 지저분한 행주 치우랴 말그대로 비상이다.

지난 88년 7월 입사, 식품 위생검사일만 10년 넘게 하다 보니 눈으로 식품류의 상태만 보고서도 불량 여부를 쪽집게로 집어내듯 알아맞힌다.

"매장 사람들이야 제가 한없이 밉겠지요. 하지만 고객의 안전을 위해 누군가 이같은 악역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 지난 한해 동안 연구소가 본점.무역점.천호점.신촌점 등 총 11개점과 경주에 있는 호텔신라 등을 상대로 고객의 고발이나 임의로 샘플을 채취, 검사를 실시한 품목은 모두 7천52개. 이중 10.1%인 7백9개 품목에 대해 '부적합 판정' 이 나왔다.

3개 품목에 대해선 퇴점, 95개 품목에 대해선 1주일간 판매를 금지하는 초강경 조치를 내렸다.

얼마 전엔 무역점에서 편육을 먹은 한 고객이 배탈이 났다고 검사를 의뢰, 시험분석결과 대장균이 검출되는 바람에 즉각 판매를 중지하고 입점 업체를 교체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인지 지난 1월 부적합률이 3.0%로 뚝 떨어지더니 2월에는 1.9%로 더욱 낮아졌다.

특히 올들어 매장에서 구입한 물건이 아닌 수돗물.건강식품 등에 대해서도 검사를 대행해 줘 고객의 식품 위생을 보장하겠다는 게 金소장의 포부다.

동네 약숫물의 위생상태는 물론 참기름과 벌꿀 등의 진위 여부도 감정해 주겠단다. 연구소로부터 '멸균통' 을 받아다 검사 대상물을 넣어 제출해도 되고, 페트 (pet) 병을 이용할 땐 먼저 뜨거운 물에 소독한 후 시료를 담으라고 권한다. 검사 의뢰로부터 약 1주일 뒤 우편으로 결과를 통보해 준다. 비용은 무료. 02 - 2225 - 7460.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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