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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문화부 국정개혁 보고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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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외교통상부 = 22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한 외교통상부 국정개혁 보고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대북문제.동남아국가연합 (ASEAN) 대책.통상문제 등 과제를 하나씩 꺼내면서 실무자들을 일일이 지목해 답변토록 지시.

특히 金대통령은 자신이 지난해 12월 'ASEAN+한.중.일' 정상회의 (베트남 하노이)에 참석, 제안했던 동아시아 비전그룹 발족과 관련해 예기치 않게 선준영 (宣晙英) 차관에게 물어 실무자들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宣차관이 "차관급 회의.학계인사 포럼을 통해 구체적 윤곽을 마련하겠다" 고 대답하는 동안 金대통령은 무언가를 메모하면서 세부적 진척사항을 하나씩 점검.

金대통령은 "올해 2백5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내야 하는데 미.유럽의 보호무역주의에 어떻게 대처하겠느냐" "우리나라를 전세계에서 투자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미흡한 점은 무엇인가" 라고 질문.

답변자로 뽑힌 한덕수 (韓悳洙) 통상교섭본부장.강병일 (姜炳一) 통상지원국장은 "올해 무역흑자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으나 국내 제도를 과감하게 개혁하고 외국인 투자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겠다" 고 다짐.

회의 뒤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은 "金대통령이 국정관리의 '선생님' 으로 나섰고, 공무원들이 '학생' 이 된 것 같다" 면서 "金대통령의 질문으로 봐 대북정책.통상외교강화가 올해의 가장 큰 과제" 라고 해석.

◇ 문화관광부 = 문화관광부로 자리를 옮긴 金대통령은 2000년 1월 1일에 계획하고 있는 '세계 평화의 메시지' 이벤트에 대해 관심을 표시. 金대통령은 "그날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을 것인데 우리나라의 이벤트를 효과적으로 알릴 방안이 있는가" 라고 물었다.

이에 신현웅 (辛鉉雄) 차관은 "현재 KBS가 영국 BBC에 72시간을 확보해 놓고 있으며 CNN.NHK 등에도 협조 요청 중" 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金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외국의 이미지와 개선방향, 영상산업 및 애니메이션 산업현황.육성대책, 금강산 관광의 외국인 개방대책을 물었다.

보고가 끝난 뒤 신낙균 (申樂均) 장관은 金대통령에게 "지난번 국정홍보용 CF에 출연해주셔서 홍보효과가 매우 컸다" 며 "올해 문화부가 추진 중인 '전국민 책읽기' 운동을 대통령께서 선도해달라" 고 부탁했다.

한편 1시간 동안 진행된 보고회의에는 이학래 한국체육학회장.박정자.최불암씨 등 문화.예술.관광.체육분야 민간 자문위원 5명이 참석해 관심을 모았으나, 이들에게 말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들러리 역할만 시켰다" 는 비판의 소리도 나왔다.

이양수.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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