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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학전그린 25일부터 잇따라 '봄단장' 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대학로에 학전이라는 이름으로 머물고 있는 김민기씨가 소극장다운 소극장 만들기에 나섰다.

꼭 본인이 소극장을 운영한대서가 아니라 김씨는 소극장이야말로 문화산업의 기본 인프라라고 확신하고 있다. 문화가 문화로서 자리잡으려면 지면상의, 혹은 영상매체의 정보로만 그치지 않고 관객들의 체험이 있어야하는데, 바로 이 문화체험을 위한 공간이 소극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학로에 밀집돼있는 소극장들은 이유야 어쨌든 하나같이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해내고 있다. 연극이나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으로만 한정된 공연형태도 그렇고 그나마도 적자에 허덕이며 기획보다는 대관료 챙기기에 급급하다.

바로 이런 불만이 극장장 김민기와 문화기획자인 스튜디오 메타의 강준혁을 만나게 했다. 김민기의 학전 공간 위에 이루어지는 강준혁 소프트웨어 접속. 25일부터 4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그린에서 열리는 '학전봄풍경 32547' 이다. 02 - 763 - 8233.

김덕수와 이광수의 사물놀이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이번 공연에는 판소리에서 바이올린.재즈 피아노.마임과 춤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대학로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의 무대가 줄줄이 이어진다.

공연을 하는 입장이나 보는 입장이나 모두 대극장 공연이 으레 갖는 긴장감 대신 사랑방같은 소극장만의 재미를 살려나갈 생각이다. 장르에 따라 공연중에 관객과 대화를 하거나 아니면 기획자인 두사람이 예술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분위기를 편안하고 친근하게 만들어 새로운 소극장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뜻도 내비친다.

그래서 부제도 '강준혁과 김민기가 만드는 새 소극장 풍경' 이다. "대극장에서 한탕 하고 끝내는 공연문화 대신 한층 업그레이드된 소프트웨어가 대학로에 자리잡을 수 있는가 시험하는 장" 이라는 김씨의 말처럼 이번 공연이 관객과의 교감을 이뤄낼지가 관심거리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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