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시민사회] 美 시민단체 'IPA'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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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올해 국정연설 다음 날인 지난 1월 20일 (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IPA (Institute for Public Accuracy.홈페이지 http://www.accuracy.org) 는 국정연설을 조목조목 비판한 간결한 자료를 워싱턴의 거의 모든 언론인들에게 돌렸다.

그중 의료보장 문제에 대해 회원인 스테피 울핸들러 (하버드 의대 조교수/www.pnhp.org)가 지적한 한 대목을 보자.

"의료보장제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클린턴은 코끼리 비스킷 같은 세금감면 밖에는 생각을 못한다. 절실한 것은 비영리 국민의료보험이다. "

이처럼 IPA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전문가들의 '송곳 의견' 을 담은 자료를 언론인들에게 돌린다.

그것도 매우 빠르다.

각 전문가들이 언론의 취재에 적극 응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해 8월 미국이 수단.아프가니스탄에 미사일을 쐈을 때는 미국을 거세게 비판하는 전문가 11명의 이름.전화번호.E메일 주소를 실은 자료를 재빨리 돌렸다.

국제법 분야 교수.변호사들인 이들은 하나같이 "이번 행위는 완전히 불법" 이라고 주장했다.

IPA는 브루킹스.헤리티지 같은 거대 연구기관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 단 두곳에 작은 사무실을 열고 있을 뿐이다.

상근 직원은 단 4명. 상근하는 유명 학자는 한명도 없다.

그러나 IPA가 힘을 얻는 것은 미국내 2백50여명의 적극적인 현실참여파 전문가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기 때문이다.

설립자인 노먼 솔로몬 스스로가 현실참여에 몰두해 온 작가이자 칼럼니스트다.

97년에 설립된 IPA는 이미 워싱턴 주재 언론인들 사이에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작은 규모의 기부금을 받아 꾸려가는 IPA는 인터넷 시대에 맞춰 거대 연구기관들의 틈새를 파고든 새로운 형태의 풀뿌리 여론 형성 기구인 셈이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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