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 주지사 당선 전 미스유니버스 사에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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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81년도 미스 유니버스 이레네 사에스 (37)가 14일 실시된 베네수엘라 북부 관광지 마르가리타섬 지사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3개월 전 대통령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뒤 화려한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지방을 위해 헌신한 뒤 차기 대선에 다시 도전하겠다. " 야무진 당선 소감이다.

미혼인 사에스는 미모와 달변을 바탕으로 빈곤층의 전폭적 지지를 얻고 있다.

따라서 곧잘 아르헨티나의 전 퍼스트레이디 에바 페론에 비유되곤 한다.

이동선거차량으로 구석구석을 누비며 다섯 사람만 모이면 공약을 설파했다.

거리에서 서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애환에 귀기울였다.

마르가리타섬은 빼어난 풍광으로 해마다 수천명의 미국.유럽인이 찾는 관광명소. 하지만 최근 마약밀매.매춘.범죄 등이 극성을 부리면서 관광객이 급감했다.

주민들은 뿌리깊은 가난과 부패, 물.전력 부족에 허덕여야 했다.

그녀는 외자를 끌어들여 마르가리타섬의 관광산업을 다시 일으킬 것을 약속했다.

미스 유니버스 대회 유치 공약도 주효했다.

사에스의 무기는 단지 미모만이 아니다.

무소속인 그녀는 대선 출마 전 수도 카라카스 근교의 소도시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청렴과 유능함으로 이미 명성을 쌓았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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