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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은 필요없다 몸집불리기…뜨거운 車업계 합종연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세계 자동차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1월 포드가 볼보의 상용차 부문을 전격 인수한 데 이어 15일 프랑스의 르노가 일본의 닛산에 5천억엔을 출자하며 자본제휴관계를 맺기로 합의함으로써 자동차시장 합종연횡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제휴에 성공한 르노와 닛산은 자동차 판매대수 합계가 4백68만5천대 (98년도 기준)에 달해 외형면에서는 4백40만대의 다임러 크라이슬러를 뛰어넘게 됐다.

즉 제너럴 모터스 (GM.7백50만대).포드 (6백94만대.97년 기준) 의 '빅 2' 에 이어 폴크스바겐.도요타.다임러 크라이슬러 등 생산.판매 대수 4백~5백만대 수준의 3위권 그룹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르노 - 닛산의 짝짓기는 당장 일본 자동차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닛산의 경우 규모 면에서는 도요타와 비슷하게 돼 경쟁을 벌일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벌써 나오고 있다. 때문에 나머지 회사들 사이에서는 자칫 군소업체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다.

이는 비즈니스 위크지와 자동차 전문가들이 "2010년대에는 연간 생산대수가 5백만대에 달하는 6개사 정도만 살아 남게 될 것" 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은데 따른 것이다.

일단 업계 3위인 혼다 (本田) 와 4위 미쓰비시 (三菱) 자동차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미쓰비시는 닛산과의 제휴협상을 막판에 결렬시킨 다임러 크라이슬러와의 제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서도 "두 회사 간에는 이미 자동차 공급.생산위탁 관계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협상에 따라 합병 등의 큰 결실이 맺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 보도했다.

또한 혼다와 포드.BMW 등과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 포드.BMW.혼다 간의 3자 합병설이 흘러 나온 후 각사가 부인으로 일관하고는 있으나 가능성은 큰 편이다.

한편 포드가 볼보를 인수한 이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GM도 도요타와의 제휴.합병 등 초대형 M&A를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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