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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16일간 레이스] '내가 일꾼' 열전 개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 구로을

서울 구로을 지역은 14일 4명의 후보 등록과 함께 빠르게 달아올랐다.

한나라당 조은희 (趙恩姬) 후보와 국민회의 한광옥 (韓光玉) 후보는 이날 오전 구로중앙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봤다.

韓후보에게 취재진이 몰릴 것으로 생각한 趙후보가 예배장소를 바꾼 때문이었다.

교회측이 예배에 앞서 두 사람을 소개하자 즉석 선거운동이 벌어졌다.

검정색 정장을 입은 趙후보는 "남편 (이신행 전 의원) 이 구치소에서 맨 먼저 한 일은 20일간 단식기도를 통해 비자금 문제 등 지난날을 회개한 것이었다" 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韓후보는 "믿음 깊은 정치인으로서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 면서 "재선거를 하게 된 것에 대해 하느님 앞에 회개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오후엔 두 후보 모두 애경백화점과 구로시장 등 사람이 몰리는 곳을 파고들었다.

韓후보는 "낙후된 구로 발전을 위한 구원투수로 나왔다" 며 여권 중진으로서 지역개발을 약속했다.

趙후보는 "역세권 개발과 구로남초등학교 신축 등 남편이 추진해온 사업을 마저 이루겠다" 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韓후보는 구로가로공원에서 느티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정치를 하는 한 구로에 뿌리를 내리겠다" 는 뜻이라고 韓후보는 설명. 지역구를 바꿨다는 비난을 봉쇄하려는 듯했다.

반면 趙후보는 "이번 선거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이라면서 "韓후보가 중앙정치의 거물이라면 나는 8년간 구로지역을 지켜온 지역 거물" 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이밖에 청년진보당 최혁 (崔赫) 후보는 구로시장 등에서 거리유세를 시작했고, 무소속의 조평렬 (曺平烈) 후보는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가졌다.

이상렬 기자

◇ 경기 시흥

자민련 김의재 (金義在) 전 국가보훈처장과 한나라당 장경우 (張慶宇) 전 의원이 14일 후보 등록과 함께 치열한 선거전에 돌입했다.

후보등록 초기 김홍일 (金弘一.국민회의) 의원의 비서관 출신인 이길호 (李吉鎬) 씨가 등록을 마침에 따라 金.張 양 후보측은 득실계산에 분주했으나 오후 늦게 李후보가 등록취소 의사를 밝히는 해프닝이 발생, 2파전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2여 (與) 연합공천의 자민련 金후보는 이날 여러 곳의 교회 앞을 돌며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金후보는 "보훈처장과 서울부시장의 경력을 살려 시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며 자신의 다양한 공직 경험을 내세웠다.

한나라당 張후보는 국회의원 3선의 오랜 정치 경험을 앞세워 "시흥 개발에는 시흥 출신이면서 정치경력이 많은 나를 뽑아달라" 고 호소했다.

이곳의 지역 현안은 시흥지역의 91%를 차지하는 그린벨트와 시화호 문제. 출마자들은 저마다 이 문제 해결의 적임자임을 역설했다.

金후보는 이날 오후 LG마트 앞에서 열린 개인연설에서 "그린벨트와 시화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어느 누구보다 행정을 많이 해 봤던 본인이 최적격자" 라고 주장했다.

반면 張후보는 "시화호 문제를 해결하고 그린벨트 개발에 적극 나서기 위해서는 중앙정치 무대에 영향력을 가진 나를 밀어달라" 고 부탁했다.

金후보측은 행정경력과 공동여당의 단일후보임을 앞세워 지역 현안을 해결할 '해결사론' 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張후보측은 '시흥 토박이론' 과 함께 정치경륜을 주무기로 삼고 있다.

유광종 기자

◇ 안양

안양시장 보궐선거는 정치인과 전문관료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국민회의는 현역 지구당위원장 (안양만안) 으로 98년 시장선거에서 93표의 근소한 차로 떨어진 이준형 (李俊炯) 후보가 나섰다.

한나라당은 군포시장.안양부시장을 지낸 정통 내무관료 출신 신중대 (愼重大) 후보를 내세웠다.

14일 오전 일찍 등록을 마친 두 후보는 서둘러 '표심잡기' 에 들어갔다.

"여당후보가 당선돼야 지역이 발전된다" 는 '지역개발론' 으로 무장한 李후보는 선대본부 발대식을 갖고, 평촌동 뉴코아백화점 주변에서 즉석 거리유세를 벌였다.

李후보는 행정경험이 없다는 핸디캡을 의식한 듯 '중앙정부와의 통합조정능력' 이라는 여당 후보로서의 강점을 유달리 강조했다.

선대본부 발대식에는 김근태 부총재.정균환 (鄭均桓) 총장.한화갑 (韓和甲) 총무 등 중앙당 당직자들과 이곳 출신 이석현 (李錫玄).최희준 (崔喜準) 의원이 참석해 기세를 올렸다.

한나라당 愼후보는 특별한 공식행사 없이 곧바로 골목 누비기에 돌입, 다양한 행정경험을 내세우며 한표를 호소했다.

여당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만회하기 위해선 유권자들과의 맨투맨 접촉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시장.백화점.아파트.상가 등지에서 얼굴알리기에 주력했다.

선거의 최대변수는 유권자의 30%가 넘는 충청표의 향배라는 게 대체적 관측. 李후보측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연합공천 후보라는 점과 李후보가 충북 출신임을 부각, 충청표를 쓸어담는다는 전략이다.

반면 愼후보측은 내각제 논의를 둘러싼 공동여당내 갈등을 들춰낼 작정이

다.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두배 정도로 앞서고 있다" (李후보) "박빙의 우세다" (愼후보) 로 엇갈리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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