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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액자에 든 태극기는 한국인이 기모노 입은 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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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태극기를 액자틀에 넣는 것은 한국 사람이 기모노를 입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김영환(70)대한민국국가상징선양회회장은 이렇게 언성을 높였다.

김 회장은 "1989년 3월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을 개정, '액자국기'를 실내용 정기(正旗)와 책상용 약기(略旗)로 교체토록 했다"며 "이미 이 같은 국기틀을 바꾸기로 법을 개정해 놓고도 일제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니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새로운 틀은 그동안 두 차례의 공모를 거쳐 채택된 '족자형'을 말한다. 옛날 상소 두루마리를 본 떠 족자에 태극기를 펼쳐 놓은 모양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과 선양회가 채택해 2002년 8월 9일 '정부권장형'으로 관보에도 게재됐다.

김 회장은 "2002년 9월 16대 국회의원 전원에게, 지난해 4월엔 청와대에 50여개를 전달했다"며 "아직도 많은 관공서는 물론 일반 기업에서 여전히 액자태극기가 판을 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선양회 측의 추산으론 교체 대상 태극기가 120만~130만개 정도이나 현재까지 1만5000여개만 공급됐다는 것이다. 선양회는 10월3일(개천절)까지 '일제 잔재인 유리액자 국기 일소운동'을 펼치는 동시에 액자 태극기를 족자형 태극기로 교환(500명은 무료, 나머지는 조달청 보급가의 60%)해준다.

김 회장은 91년부터 대한민국국기선양회 회장(2대)을 맡았고, 6월 확대 개편된 대한민국국가상징선양회를 이끌고 있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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