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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볼 궤적 프로그램 물리학자가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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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아마추어 골퍼나 프로 골퍼나 열심히 연습만 하면 공을 잘 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과학적으로 자신의 구질과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타법을 구사해야지 좋은 결과가 나와요.”

고려대 반도체물리학과 김선웅(65·사진) 교수. 물리학자에서 돌연 골프의 과학을 연구하게 된 그가 골퍼들에게 주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최근 ‘골프 볼 궤적 프로그램’을 개발해 특허도 내고 『골프 원리를 알면 10타가 준다』라는 책도 냈다.

그가 만든 골프 볼 궤적 프로그램은 언덕 아래 또는 위로 칠 때 얼마만큼 거리를 잡고 쳐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세계적으로 처음 개발된 것이다.

“처음에는 쉽게 생각해 덤볐는데 생각보다 무척 어려웠어요. 완성하는 데 1년이나 걸렸어요.”

기존에 나와 있는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개발된 것으로 평지용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홀의 높낮이가 심한 곳에는 잘 맞지 않는다. 국내 아마추어 골퍼들은 그런 홀에서 캐디들이 불러주는 거리에 맞춰 친다. 그러나 자신의 비거리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면 자신감 있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지에서 210m 비거리인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티 박스보다 15m 낮은 곳에 있는 페어웨이를 보고 풀 스윙을 한다면 235m가 나간다.

김 교수는 “자세를 교정해주는 ‘피팅 스쿨’이라는 곳도 두어 곳 다녔으나 각각 측정치가 너무 달라 어느 것을 믿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체육과학연구원에 있는 ‘골프 볼 레이더’로 직접 궤도 등을 측정해 본 결과 프로그램 계산 결과와도 거의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 결과를 스크린 골프, 자세 교정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골프 경력 4년에 최고 성적은 81타. 골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과 실력은 비례하지 않는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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