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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리더] 유대인 디자이너 앨버 엘바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세계 패션계가 유대계 출신 젊은 디자이너 앨버 엘바즈 (37) 를 주목하고 있다.

파리 패션계의 '살아 있는 전설' 이브 생 로랑 (62.YSL) 의 후계자로 지난해 11월 전격발탁된 엘바즈는 8일 파리 '프레 타 포르타 (기성복)' 전시회에서 YSL 브랜드로 된 자신의 첫번째 컬렉션을 선보인다.

7일 개막된 99~2000년 파리 추.동복 프레 타 포르타전은 21세기 패션의 단서를 제공하는 이벤트로 세계 패션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디자이너 1백40여명이 참가중 이다.

그중 가장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 엘바즈의 패션쇼다.

과연 YSL의 품격과 스타일을 이어가면서 21세기를 선도하는 새로운 패션 경향을 창조할 수 있을지 온통 시선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엘바즈의 출품작 가운데는 빨간색이 강조된 고전풍 정장과 여우 모피로 소매를 장식한 풍성한 느낌의 외투, 짝 달라붙는 바지와 조화를 이룬 흰색 점퍼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용성과 우아함을 겸비한 21세기 커리어 우먼용 활동복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후문이다.

지난 40년간 프랑스 패션계에 군림해온 이브 생 로랑은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당분간 매년 두 차례씩 있는 '오트 쿠튀르 (고급 맞춤복)' 컬렉션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3년동안 해온 기성복 디자인에서 손을 뗐다.

그러면서 후계자로 점찍은 인물이 엘바즈다.

비디오만 보고 결정했다.

두 사람은 계약서에 서명하던 날 처음 만났다.

이브 생 로랑은 엘바즈의 작업에 일절 간섭치 않고 있다.

이번 패션쇼도 비디오로 미리 한번 본 게 전부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난 엘바즈는 모로코계 유대인. 어려서 부모를 따라 이스라엘로 가 거기서 자랐다.

86년 텔아비브 패션스쿨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90년부터 6년간 제프리 빈의 수석디자이너로 일했다.

그후 프랑스의 기 라로슈로 자리를 옮겼다.

"작품에 대한 최대의 찬사는 '사겠다' 는 것" 이라고 말하는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옷을 택시 탈 때 입을 수 있는 옷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엘바즈를 발탁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피에르 베르제 YSL사장은 "YSL이 만드는 옷은 21세기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는 활동적이고 현대적인 여성을 위한 옷" 이라고 말한다.

파리 = 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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