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4억 달러 … 외환보유액 금융위기 전 수준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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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이 8월 중에 크게 늘어나 금융위기 직전 수준보다 더 많아졌다. 또 은행들의 외화 조달 사정과 자본 건전성도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외환보유액은 2454억6000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79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말(2432억 달러)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언제든지 달러로 교환할 수 있는 특별인출권(SDR) 33억8000만 달러를 우리나라에 배분했고, 한은이 은행에 지원했던 외화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한은 장택규 국제기획팀장은 “경제가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외환보유액이 예상보다 빨리 늘어났다”며 “다만 외환보유액이 계속 증가할 것인지는 앞으로의 경상수지와 외국인들의 주식투자 동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외화 사정이 나빠지면서 지난해 말 2000억 달러 선을 간신히 지켰지만 올 3월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6개월(3~8월)간 늘어난 외환보유액만 439억2000만 달러에 달한다.

은행들의 외화 조달 사정도 나아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1년 이상 중장기 재원 조달 비율은 128%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6월 말 128.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장기 재원 조달 비율은 만기 1년 이상 중장기 외화대출 대비 중장기 외화차입이 어느 정도 되느냐를 표시한 것이다. 예컨대 128억 달러를 중장기로 차입해 100억 달러를 만기 1년 이상으로 대출해주면 이 비율이 128%가 된다. 이 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중장기 대출을 하기 위해 은행들이 단기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은행의 자본 건전성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국내 18개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평균 13.74%로 3개월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가장 높았던 2006년 3월 말의 13.18%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은행들이 지속적으로 자본을 확충했고, 떼일 염려가 있는 대출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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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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