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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명 특별사면…13개 구치소.교도소서 일제 출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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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특별사면된 석방 대상자 1천5백8명이 25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를 비롯한 전국 13개 구치소와 교도소 등에서 일제히 출소했다.

간첩혐의로 체포돼 41년 복역한 세계 최장기수 우용각 (71) 씨 등 미전향 장기수 17명이 대전.대구.광주.전주교도소에서 각각 풀려났다.

또 고영복 (高永復.70) 전 서울대명예교수 등 공안.시국사범 24명도 석방됐다.

이와 함께 히로뽕 투약혐의로 다섯번째 적발돼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8개월 동안 수감됐던 박정희 (朴正熙) 전 대통령의 외아들 지만 (志晩.41) 씨도 형 선고실효 및 복권조치에 따라 풀려났다.

*** 고영복교수 "학문에 전념"

○ …형집행정지로 수감 1년3개월만에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고영복 전 서울대명예교수는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학문활동을 재개하겠다" 고 심경을 피력했다.

관절염으로 오른쪽 다리를 저는 것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高씨는 "한달전께 준법서약서를 쓰면서 출감을 예감했다.

나로 인해 사회학계의 명예가 실추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고 말했다.

○…78년 재일조총련간첩단 사건으로 20년을 복역하고 안동교도소에서 풀려난 趙상록 (58) 씨는 "고향에 온 듯 기쁘다.

풀어준 국민정부에 감사한다" 고 말했다.

이어 趙씨는 준법서약서 철폐와 양심수 전원 석방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趙씨의 누나 점순 (占順.65) 씨는 "20여년을 잘 견뎌준 동생이 자랑스럽다" 고 말했다.

○…85년 구미 (歐美)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14년을 복역하고 안동교도소에서 석방된 최연소 미전향자 강용주 (38) 씨는 "안동교도소에 남아 있는 4명의 양심수와 함께 나오지 못해 가슴아프다" 며 "양심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 어머니와 주위 분들에게 감사하다" 고 감회를 밝혔다.

*** 지만씨 "다신 여기 안올 것"

○…박지만씨는 언론을 의식한 듯 예정됐던 오전 10시보다 2시간 이른 오전 8시쯤 치료감호소를 빠져나갔다.

지만씨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삼양산업 직원이 몰고 온 회색 BMW승용차를 타고 치료감호소 문을 나섰다고 치료감호소 직원들이 전했다.

공주치료감호소 이세종 (李世宗.55) 소장은 "지난해 8월 입소할 때는 약물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으나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며 "지만씨가 치료감호소를 나가기 전 '다시는 이곳에 들어오지 않겠다' 는 말을 남겼다" 고 말했다.

사회부.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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