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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SBS 과학드라마 '카이스트'작가 송지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가장 고민되는 건 시청자와의 거리예요. 저에겐 영원한 화두죠. " 여의도에서 만난 '모래시계' 의 작가 송지나 (40) 씨. 한눈에 봐도 충혈된 눈에 피로한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막을 올린 SBS 일요 과학드라마 '카이스트' 때문이다.

"집필을 시작한 후로 하루에 5번 이상은 후회하고 있다" 며 웃음을 터트린다. '해커' '크래커' 등의 기본적인 용어는 물론 강의실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까지 일일이 전문가에게 확인을 거듭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줄 알면서 왜 시작했냐고 묻자 소신을 털어놓는다.

"멜로물에 비해 전문드라마가 너무 부족해요. 부담은 되지만 다양한 드라마를 선보이는 건 작가의 책임이죠. " '모래시계' 는 "문민정부가 들어섰는데도 과거 정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안타까워서" 만들었고 '달팽이' 는 "트렌디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랑이야기를 쓰고 싶어" 만든 작품이다.

'달팽이' 이후엔 어떤 드라마를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IMF 상황에서 희망을 담고 싶었던 차에 과학도의 이야기가 그동안 드라마에서 외면돼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성공한 작가' 에 대한 생각도 색다르다.

"5백만 명이 드라마를 본다 해도 숫자는 2차적인 문제예요. 그중 한명이라도 '앗!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는 생각을 품게 된다면 성공한 작가라고 생각해요. " 시청자와의 거리가 사라지는 순간이란 얘기다.

올 하반기엔 김종학 PD와 함께 보부상들의 이야기를 다룬 '대망 (가제)' 을 만들 계획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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