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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산 우리 정맥] 1. 한북정맥(복계~복주산 종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물은 산을 넘지 못하고 산은 물을 범하지 못한다.' 는 것이 우리 선조들의 지리관이다. 백두산에서 시작한 백두대간은 남으로 내리닫으면서 여러 개의 산줄기를 흘리며 지리산으로 이어진다.

선조들은 우리의 산줄기를 1대간 (大幹) 1정간 (正幹) 13정맥 (正脈) 으로 구분했다. 그러나 일제는 땅속의 지질구조선을 따라 산줄기를 구분하고 산맥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우리는 90여년간 민족고유의 산줄기개념을 잊고 지내 왔다. 백두대간과 정맥. 남한쪽에 속한 9개 정맥의 의미와 함께 유명산들을 소개한다.

입춘이 지난지 벌써 1주일이 됐건만 대성산 (강원도철원군근남면.1천1백75m) 을 넘어 불어오는 북녘바람은 제법 쌀쌀하기만 하다.

한북정맥의 산행들머리는 대성산과 복주산 (강원도화천군사내면.1천1백52m) 사이에 있는 수피령 (7백40m)에서 시작된다. 수피령은 철원군김화읍과 화천군사창리를 잇는 도로에 있는 고개다. 수피령에서 복주산까지는 능선길로만 14㎞가 넘는 장거리다.

특히 복계.복주산은 분단의 현장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데다 그동안 산악인들의 발길이 뜸해 호젓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안보산행지다.

수피령 고개에서 두어차례 굽이 돌아 숲속 오솔길을 지나면 기암절벽 (9백80m봉) 이 앞을 가로 막는다. 허리길을 돌아 오르면 능선 갈림길 오른편으로 복계산 (강원도철원군근남면.1천57m) 이 모습을 드러낸다.

올라온 뒤편으로 대성산이 손짓하고 그 너머로 북녘의 산하가 묵묵히 펼쳐진다. 능선에는 아직도 발목까지 빠질정도의 잔설이 남아있다. 능선갈림길에서 30분정도 걷다보면 전망이 뛰어난 칼바위봉에 다다른다.

수피령에서 복주산까지는 빠른 걸음으로 6시간정도 소요되며 복주산에서 3개의 봉우리를 지나 1시간여를 쉬엄쉬엄 걷다보면 하오현까지 진출할 수 있다.

그러나 하산길은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로 조심해서 산행하는 것이 좋다. 하산지점은 복주산 정상에서 명월리로 바로 떨어지거나 하오현을 거쳐 광덕리로 내려올 수 있다. 전체 산행시간은 7시간을 전후하며 어려운 코스가 없으므로 체력에 자신있으면 주말을 이용해 찾아볼만 하다.

복주산은 옛날 신이 물로 세상을 심판할 때 모든 곳이 물에 잠겼으나 이 산꼭대기는 복주깨 (주발 뚜껑이라는 평안도 방언) 같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가 하면 복계산에는 매월대.매월대폭포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특히 굴골 (철원군근남면)에는 sbs - TV에서 방영한 사극 '임꺽정' 의 야외촬영장이 보존돼 있어 주말이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 교통편 = 서울 상봉터미널 (435 - 2122)에서 매일 11편의 사창리 (강원도화천군) 행 시외버스가 5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사창리 (0363 - 441 - 4080)에서는 춘천~와수리행 버스가 수피령을 지난다.

[한북정맥이란]

남한 땅에 속한 정맥은 낙남.한북.낙동.한남금북.한남.금북.금남호남.금남.호남 등 9개다. 그중 한북정맥은 백두대간의 추가령에서 가지를 쳐 황해로 이어지는 한강 북쪽의 산줄기다.

적근산에 이르러 남한 땅으로 넘어온 한북정맥은 대성산~복계산~복주산~광덕산~백운산~국망봉~청계산~운악산~죽엽산~도봉산~장명산을 거쳐 곡릉천으로 떨어진다.

종주산행은 수피령 (7백40m)에서 시작해 장명산 (경기도파주군교하면.1백2m) 까지 총 1백75㎞의 거리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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