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와 책] 송자 명지대 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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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송자 총장의 연구실을 찾았을 때 그는 책을 들고 있었다. 책을 읽고 있었는지 묻기 전 송총장은 "잠시 짬이 나면 책을 붙잡는게 습관" 이라고 미리 일러준다. 바쁜 탓에 책 읽을 시간이 없지만 책을 읽어야겠다는 '강박관념' 이 만들어낸 습관이리라.

그는 유년시절의 자신을 '책 읽어주는 남자' 로 기억한다. 책을 잘 읽는다고 할머니가 자랑삼아 동네 할머니들을 모아놓고 매일 책을 낭독하게 했다고 한다. 그때 '춘향전' '구운몽' 같은 고소설을 두루 섭렵했다. 이것이 그의 최초의 책읽기 습관이다.

그가 최근 읽은 책 두권. 연세대 경제학과 정창영교수의 'IMF 고통인가 축복인가' (문이당) 와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소설 '노트북' (김훈 옮김.고려원) 을 내놓는다.

'IMF…' 는 한국을 비롯, 아시아에 몰아닥친 경제 위기의 분석과 그 대안을 다각도에서 제시한 책. 97년 11월 외환위기 발생 이후부터 지난해 8월까지의 경제상황 변화를 세계 주요 언론들과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경제 관련 기관들의 자료 등을 통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송총장은 "IMF가 오기까지 그 원인과 과정 등을 꼼꼼하게 잘 정리해 IMF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고 평한다.

특히 책 내용 중 '기본을 바로 세워야 한다' 는 부분은 자신의 생각과도 통하는 부분이자 현실을 직시하는 한마디라고 일러준다.

'노트북' 은 4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쓴 소설. 알츠하이머가 걸려 자신도 알아보지 못하는 할머니와 나누는 애틋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아내가 권해줘 읽게 된 이 소설에 대해 송총장은 "정말 가슴에 와닿은 소설이었다.

서양사회에서도 이런 부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요즘 젊은이들도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작품" 이라고. 그가 아무래도 주로 읽는 책은 경제.경영쪽의 책. 그리고 학교운영을 맡고부터는 대학경영에 관한 신간을 빼놓지 않고 읽고 있다.

바빠서 책은 주로 주말이나 차안에서 읽는다. 그래서 그의 독특한 독서법은 건너뛰며 읽기. 정독을 하기보다 부분부분 짬나는 대로 읽어낸다. 이렇게 보통 주 3권을 소화한다.

"관심있는 책을 읽으세요. 독서 한답시고 억지로 적성에도 맞지 않는 책을 들고 씨름하면서 싫증만 느끼지 말고 말이죠. " 그가 권하는 독서법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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