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로 젖혀 한 점을 잡아낸다. A의 패가 있는 만큼 당분간 이 쪽은 걱정을 접어도 된다(51로 ‘참고도1’처럼 파고드는 수도 있지만 이때는 좌변의 가일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지석 5단은 지금 급히 가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 57의 붙임. 백도 눈감고 58로 젖혀 오겠지만 그때 59로 맞끊어 한판 붙는다는 구상이다.
사실 백의 하변이 견고한 상황에서 57, 59와 같은 수법은 너무 완력적이다. 이세돌 바둑에서 가끔 보이기는 하지만 자칫 바둑을 일거에 그르칠 수 있어 대다수의 프로는 채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싸움꾼 김지석은 바둑은 끊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참고도2’ 백1로 늘면 흑2로 민다. 이때 3으로 젖히면 흑은 과연 4로 끊을 수 있을까. 끊지 못하면 실패고, 끊으면 전면전인데 흑도 괴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후야오위는 60으로 친 뒤 62로 이어 안전책을 택한다. 63엔 64. 살얼음 밟듯 조심스럽게 전투를 피해간다. 형세를 좋게 보고 있는 것이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