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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각 평화협정 '눈앞' 유고내전 종식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코소보의 운명을 결정지을 강대국과 신유고연방.코소보해방군 (KLA) 간의 3각 협상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중심국가에 러시아를 포함한 6개 중재국은 6일 파리 교외에 신유고연방과 KLA 대표를 불러모아 평화협상을 시작한다.

협상 참석의사를 이미 밝힌 코소보 해방군측은 3일 6개국 중재단에 협상대표 명단을 통보했다.

회담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신유고연방도 참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평화회담 준비차 파리에 와있는 밀란 콤네니치 신유고연방 공보장관은 3일 "평화회담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신유고연방은 5일까지는 참석 여부에 대한 최종통보를 할 예정. 미군의 희생을 꺼려 코소보 사태에 대한 적극개입을 망설이던 미국도 3일 지상군을 코소보에 파병하겠다고 밝혀 협상성사에 원군역할을 했다.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이날 "신유고연방과 KLA간의 평화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4천명 정도의 병력을 파병하겠다" 고 밝혔다.

유럽 NATO 동맹국들이 지난달말 약 3만명의 지상군 병력을 코소보에 투입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미국도 '협상성공시' 라는 조건을 붙이긴 했지만 파병의사를 발표함으로써 코소보사태에 대한 강대국들의 적극개입 방침은 사실상 굳어졌다.

이런 상황은 신유고연방과 KLA간의 평화회담 성사에 강력한 추진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신유고연방에는 협상참가와 코소보 자치권 허용을 재촉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NATO 소속 유럽국가들의 3만병력은 미 지상군과 함께 코소보의 폭력사태를 막을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고, 설사 결렬된다 하더라도 NATO군은 신유고연방을 응징할 무력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태를 낙관하기는 아직도 이르다.

6개국 중재단은 KLA의 손을 들어주는 '코소보의 자치권 부여와 독자적인 경찰.군대 보유' 를 골자로 한 복안을 준비중이나 신유고연방이 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바니아계 1백70여만명에 둘러싸여 있는 20여만명의 코소보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권리에 대해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코소보 시나리오]

<협상성공시>

2월 6일 : 코소보의 실질적 자치 승인

2월 13일 : 6개국 연합중재그룹이 NATO 각료급 회의에 보고. 각료급 회의는 교섭을 완결하기 위해 1주간 추가교섭 진행할지 여부 검토

2월 20일 : 교섭이 최종국면까지 계속돼 성공하는 경우 국경선은 현상태로 유지. 코소보 해방군은 실질적인 정치.경찰권 보유. NATO, 코소보에 평화유지군 파견

<협상실패시>

유고 공습, 코소보에 지상군 투입

[코소보사태 주역들]

◇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 = 코소보에 대한 독립은 물론 자치도 허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57세. 89년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코소보의 자치권을 빼앗았다.

97년 3선개헌에 실패하자 몬테네그로와 세르비아를 합친 신유고연방을 창설, 연방대통령직에 올랐고 코소보 강경책을 주도하고 있다.

공산주의자였으나 옛 유고연방이 붕괴하자 철저한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로 변신했다.

◇ 이브라힘 루고바 코소보해방군 지도자 = 2년 전 부하들이 무장을 시작하자 이를 적극 만류한 평화주의자. 55세. 반면 조직장악력이 떨어진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치권을 박탈당하자 이에 대항해 코소보의 첫 비공산당 정당인 코소보민주연맹을 창설해 당수에 오른 인물. 당시 비합법적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코소보 대통령으로 뽑혔다.

◇ 웨슬리 클라크 NATO군 사령관 = 과감하고 신속한 집중공세를 선호하는 미군대장. 53세. 솔라나 NATO사무총장이 신유고연방 공격을 결정하면 작전을 실질적으로 지휘할 인물이다.

클린턴과 고향친구로 옥스퍼드대 유학도 함께했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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