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비올레타'전소은 고국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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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 주역인 비올레타역을 맡아 지금까지 50회 가까이 무대에 선 신예 소프라노 전소은 (34) 씨. 비올레타는 소프라노들 사이에서 '오페라의 꽃' 으로 불리는 선망의 배역이다.

지난 96년 국립오페라단의 '청교도' (벨리니 작곡)에서 주역을 맡았던 그가 오는 27일 '21세기 정상 초청 연주회' (2월11일까지 문화일보홀) 시리즈에 초청을 받아 무대에 선다.

이날 프로그램은 '라 트라비아타' 중 '아, 그이인가' 와 베르디의 '오텔로' 중 '아베 마리아' 등 아리아와 이탈리아 가곡. 독창회에서나마 '차세대 비올레타' 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02 - 3701 - 5771.

올해도 7월 베르디의 고향 부세토에서 상연되는 '라 트라비아타' 의 주역을 맡은 그는 오는 5월 예술의전당의 '99오페라페스티벌' 에서 막이 오르는 '라 트라비아타' 에도 관심이 많다.

'라 트라비아타' 에만 불러주면 언제든지 국내 무대에 서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기 때문이다. 연세대에서 황영금 교수를 사사한 그는 학생 시절부터 오페레타 '박쥐' 와 푸치니의 '라보엠' 에 출연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재원. 89년 중앙음악콩쿠르에 입상했으며 이탈리아 오지모 아카데미로 유학, 비옷티.임페리아.스폴레토 등 국제성악 콩쿠르에 입상했다.

시에나 아카데미에서 만난 테너 카를로 베르곤치 (75) 는 그녀의 스승인 동시에 최대의 후원자. 91년 주역가수와 부지휘자로 처음 만나 결혼에 골인한 이탈리아인 남편 리카르도 세레넬리의 외조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전형적인 리릭 소프라노로 표현력과 탁월한 음악성을 자랑하는 전씨가 비올레타역을 맡아 96년 10월 리브르노 극장에서 가진 '라 트라비아타' 공연은 이탈리아 음악전문지 '오페라' 에서 호평을 받았다.

'라 트라비아타' 뿐만 아니라 '리골레토' '루치아' '가면무도회' 등에도 출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전씨의 첫 음반은 로시니의 오페라 '결혼청구서' 중 파니역을 맡아 페사로 극장에서 공연한 실황 음반 (리코르디) .그중 아리아 '떨리는 내 가슴' 은 96년 화재로 소실된 라 페니체 (불사조) 극장 재건기금 마련을 위한 음반 '베네치아의 음악' 에 파바로티 등 쟁쟁한 세계적인 성악가들의 노래와 함께 수록돼 지금도 이탈리아 항공의 기내 음악방송으로 흐르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베르곤치와 함께 부세토에서 녹음한 베르디의 '레퀴엠' 이 최근 현지에서 출반됐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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