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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예정자 구입 발길…PC불황도 졸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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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최근 지방대에 특차합격한 홍영표 (19) 씨는 중학교 교사인 어머니와 함께 20일 오후 서울용산 전자랜드의 컴퓨터 상가를 찾았다.

컴퓨터 상가 중앙 복도에는 이리저리 구입문의를 하는 학생들과 제품박스를 옮기는 직원들로 북새통이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洪씨는 미리 광고를 보고 점찍어 놓았던 특정제품을 고르기 위해 2시간 가까이 여러 업체의 대리점들을 일일이 돌면서 상담을 받은끝에 곧 공과대학생이 될 자신의 학업에 맞춰 비디오 기능이 우수한 2백만원대의 PC를 골랐다.

최근 컴퓨터 상가가 일부 제품의 경우 '없어서 못팔 정도' 의 품귀현상까지 빚으면서 대호황을 맞고 있다.

◇ 컴퓨터가 잘 팔린다 = 삼보컴퓨터 대리점인 금정시스템의 배만호 (裵萬浩) 사장은 "얼마전만 해도 파리만 날려 부도위기까지 간 상가가 많았다" 며 "요즘엔 하루 수십명이 구입문의를 하고 일부 인기 상품의 경우 없어서 못 팔 정도" 라고 밝혔다.

고객의 대부분은 졸업 예정자. 그러나 소비심리가 좀 풀린탓인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PC를 사러 상가를 찾는 일도 늘었다는 것. 유치원생 아들과 이 곳을 방문한 김영애 (38) 씨는 "아이가 PC를 모르면 따돌림받을 것 같아 왔다" 며 "PC에 관심을 갖도록 통신이나 게임이 잘 돌아가는 1백50만원대의 제품을 살 생각" 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 - IBM.세진컴퓨터 등 PC업체들은 판매가 크게 늘면서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판매목표를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낀 지난달의 5만3천대보다 늘어난 6만대로 잡았다.

LG - IBM도 이달 판매량을 지난달 (1만4천대) 보다 늘어난 1만5천대로 생각하고 있고 삼보는 지난달과 비슷한 4만대를 이달에 팔 계획이다.

◇ PC는 이렇게 사자 = PC는 1백만~3백만원대의 고가 제품이기 때문에 PC구입은 사전에 자신의 처지와 용도를 생각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삼성전자 대리점인 골든벨씨앤씨의 김자용 (金自用) 차장은 "일부 손님의 경우 컴퓨터를 전혀 모르고 쓸모도 없을텐데 무조건 제일 비싼 기종을 원한다" 고 털어놨다.

세진컴퓨터의 송광섭 (宋光燮.마케팅담당) 과장은 "초보자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게임이나 영화 등 비디오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작동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해 우선 PC와 친해지는 게 좋다" 고 말했다. 특히 무료교육과 애프터서비스가 확실한 제품이 초보자의 최우선 선택기준이라는 것.

삼성전자의 박상호 (朴祥鎬.PC영업담당) 과장은 "선택사양기준을 초보자는 처리속도 (CPU)가 3백㎒ 이상이고 주메모리가 64메가바이트 (MB) , 하드디스크가 6.4기가바이트 (GB) 용량이면 충분하며 32배속 CD롬드라이브가 있어야 한다" 고 말했다.

◇ 컴퓨터 구입비용은 이 정도다 = PC가격은 보통 작은 박스형태인 본체의 경우 하위기종인 '펜티엄 셀러론급' 이 1백30만~1백50만원대이고, 상위기종인 '펜티엄Ⅱ급' 이 2백10만~3백20만원대로 각 업체마다 비슷한 수준이다.

모니터는 최근엔 17인치가 많이 팔리는데 50만원대로 보통 본체와 모니터를 합한 수치가 PC가격이다. 여기다 컬러프린터를 살 경우 20만~40만원이 추가 된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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