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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마산집회 표정]이총재 '야당 도와달라' 목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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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마산집회는 당원 및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아래 약 1시간30분 동안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행사를 마친 한나라당 지도부는 시민들의 호응에 고무된 듯했다.

○ …마산역 앞 광장에서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집회는 오전 11시쯤부터 인파가 모이기 시작, 대회가 시작되자 약 2만명이 광장을 가득 메워 마산 시민들의 관심을 반영.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도 주요당직자를 비롯, 1백6명이나 마산집회에 참석해 한나라당 본부가 잠시 마산으로 옮겨진 듯한 느낌을 줬다.

○…처음 연설에 나선 박관용 (朴寬用) 부총재는 "새 정부 들어 멋진 정치를 하고 싶었으나 이 정권은 야당파괴에만 앞장서고 있다" 며 "우리 모두 이 자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자" 고 호소. 네번째로 연단에 오른 이회창 총재는 "현 정부는 대선 이후 보복정치를 자행하고 있다" 며 "가시밭길에 서 있는 우리당을 여러분이 도와달라" 고 당부했다.

李총재는 '세풍 (稅風)' 사건으로 구속 수감중인 자신의 동생을 이야기할 때는 아주 격앙된 모습이었다.

○ …마산이 지역구인 김호일 (金浩一) 의원은 "한일합섬이 광주에 있었다면 문을 닫았겠느냐" 는 말로 지역감정을 자극하기도 했다.

연설에 나선 일부 의원들도 LG반도체 합병.경남은행 문제 등을 거론하며 현 정부가 지역적으로 차별을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단식농성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기택 (李基澤) 상임고문은 연설 중간에 "역대 여당은 야당의 장외집회를 가로막은 적이 없다" 며 "우리당이 정부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민주성지인 마산에서 집회를 강행할 수 있게 된 데에는 당 지도부의 힘이 컸다" 며 李총재를 치켜세웠다.

○ …李총재와 신경식 (辛卿植) 사무총장 등 당직자 일행은 당초 일정을 하루 앞당겨 23일 마산에 도착, 백화점과 시장을 돌면서 홍보전략에 주력하는 등 마산지역 집회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곳에 도착한 李총재 일행은 우선 시내 대우백화점에 들러 1층 매장과 지하 슈퍼를 돌면서 주민들과 접촉을 시작. 李총재는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적극적으로 다가가 인사. 李총재는 또 잠시 멈춘 자동차의 열려진 차창으로 몸을 집어넣고 운전자와 환담을 나누는 등 과거의 대쪽 이미지를 벗고 본격적인 프로정치인으로 탈바꿈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대해 당직자들은 "李총재가 확실히 달라지기는 달라졌다" 며 반기는 모습. 또 한 관계자는 "여당의 공세에 밀린 야당 총재의 몸부림 아니겠느냐" 는 분석을 하기도.

○…백화점과 시장 등지에서 李총재 일행을 맞이한 마산 시민들은 "수고가 많다" 며 매우 반기는 모습들. 이들은 "집회에 꼭 참석해달라" 는 당직자들의 부탁에 "일 때문에 내가 못가면 가족이라도 보내겠다" 고 화답하는 등 한나라당 행보에 많은 관심을 보여 당직자들을 크게 고무시키기도 했다.

○…오후 4시쯤 대회를 끝낸 한나라당 당직자와 당원들은 마산역 앞 광장을 출발해 시외버스터미널까지 2㎞를 걸어가며 당보를 배포했다.

마산 =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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