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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올림픽 D-1] 아테네 양궁장은 '한국 반상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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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36개 참가국 중 8개팀 감독 맡아 활약

아테네올림픽의 양궁 훈련장인 데컬리 아트트레이닝센터는 마치 한국땅 같다. 36개 참가국 가운데 8개국 감독이 한국인이다. 가장 연장자인 석동은(49) 이탈리아 감독을 비롯해 이기식(호주).양창훈(중국).이재형(말레이시아).최홍기(인도).안승범(미얀마).이웅(멕시코).최성호(룩셈부르크)씨. 모두 선수 시절을 거치면서 선후배로 돈독한 정을 쌓은 사이다.

자연히 짬이 나면 한데 둘러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한국인 반상회 같은 분위기다. 서 감독은 "격의 없이 얘기하는 가운데 양궁 기술에 대한 정보도 교환한다"고 말했다. 한국인 감독을 둔 덕분에 일부 외국선수들은 상당한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한다. 특히 멕시코 선수들은 한국선수들을 만나면 "안녕하세요. 날씨가 덥네요"라는 또렷한 한국어로 인사를 건넬 정도다.

▶ 여자농구 막판 담금질 14일 중국과 첫 경기를 치르는 한국 여자농구선수들이 11일 자체 연습경기를 하고 있다.[아테네=사진공동취재단]

*** "각국 선수들, 김치 강탈하듯 먹어대"

선수촌 식당에 준비된 김치가 불과 사흘 만에 바닥났다. 로이터 통신은 11일 '입촌해 있는 각국 선수들은 마치 한국 선수들에게서 김치를 강탈하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김치를 먹어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신박제 한국 선수단장은 조직위에 김치를 더 준비해줄 것을 요구했다. 신단장은 "한국 선수뿐 아니라 외국 선수 사이에서도 김치는 인기 있는 음식"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김치를 먹게 해달라"고 말했다.

*** 북한 중앙방송, 개최 소식 첫 보도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이 11일 "제28회 올림픽경기대회가 13일부터 29일까지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열린다"고 보도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북한 대표단과 남북한 공동입장 등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으나, 북한의 보도매체가 올림픽 소식을 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내용 방송인 중앙방송은 이번 올림픽에 202개 국가의 대표선수 1만여명이 참가, 축구와 농구.배구.탁구.권투.역도.유도.체조.사격 등 28개 종목에 걸쳐 겨루게 된다고 전했다. 북한은 아테네 올림픽에 9개 종목 36명의 선수를 포함해 총 75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 지붕 없는 수영장…선수들 고통

급박한 공사일정으로 지붕을 씌우지 않은 탓에 아테네올림픽 아쿠아틱센터에서 연습 중인 각국 수영 선수들이 따가운 햇살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배영 선수들의 고통이 심하다. 자유형.평영 등 타종목 선수들은 정면만 주시하고 질주하기 때문에 햇볕의 영향을 덜 받지만 누워서 역영해야 하는 배영의 경우 햇볕을 직각으로 받기 때문에 화상의 위험마저 느끼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훈련을 마치고 풀 밖으로 나오면 살이 델 듯한 바닥을 피해 그늘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달 사이판의 옥외수영장에서 한달 동안 햇살 적응 훈련을 받았다.

***세레나 부상으로 테니스 출전 포기

미국 여자 테니스의 간판인 세레나 윌리엄스가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고 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회(ATHOC)가 11일 발표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언니 비너스와 짝을 이뤄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세레나는 지난해 8월 오른쪽 무릎 수술을 한 뒤 최근 투어대회 중간에 기권하는 등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 비너스도 손목 부상이 완치되지 않은 데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미국의 제니퍼 캐프리어티도 전날 오른쪽 다리 부상으로 이번 올림픽에 기권, 미국 여자 테니스의 금메달 획득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 메달 디자인 76년만에 바뀌어

올림픽 메달 디자인이 76년 만에 바뀌었다. 아테네올림픽 준비위원회(ATHOC)는 11일 보석 디자이너 엘레나 보스티가 고안한 모델을 새 메달의 디자인으로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올림픽 메달의 뒷면은 대회 때마다 조직위가 바꿔왔으나 앞면이 바뀌기는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 이후 처음이다. 이번 디자인이 보여준 가장 큰 변화는 앉아있던 승리의 여신 니케가 일어선 것. 보스티는 "그리스 신화에 니케가 앉아 있는 모습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니케를 일으켜 세웠다"고 설명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앞으로 메달의 앞면은 바꾸지 않을 방침이다.

아테네=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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