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구조조정 월드컵서 한국, 일본을 7대0 대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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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금융구조조정 분야의 월드컵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7대0으로 대파하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 도쿄지사의 아시아금융기관연구소장인 로버트 질린스키는 13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에 금융구조조정을 한일 (韓日) 전 축구경기에 비유한 이색적인 기고문을 실었다.

다음은 기고문의 주요 내용. 한국의 첫 골은 대량감원을 통해 터졌다.

한국은 지난 6개월간 은행원을 21%나 감원했으나 일본은 지난 6년간 6% 줄이는데 그친 것. 두번째 골은 경영진 교체. 한국은 절반이상의 은행 임원들을 교체했지만 일본은 기존의 경영진을 거의 그대로 자리에 남아 있게해 책임을 물리는데 소홀했다.

세번째 골은 부실자산의 신속한 처리로 이뤄졌다. 한국의 은행들은 3백억달러에 달하는 부실자산을 성업공사에 팔았으나 일본의 은행들은 대부분 껴안고 있다.

네번째 골은 한국의 감독당국이 부실대출의 정확한 평가와 과감한 공개를 통해 성공시켰다.

일본은 올해에서야 어정쩡하게나마 조치를 취할 예정. 한국은 기세를 몰아 부실은행 퇴출.제일은행 해외매각을 통해 두 골을 더 넣었으며 막판에는 재벌 구조조정으로 한골을 추가했다.

그러는 동안 일본은 부실은행 처리에 소극적이었으며 은행의 해외매각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질린스키는 "이 경기에 돈을 걸라면 단연 한국쪽에 걸겠다" 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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